9월 서울 곳곳서 '광란의 유턴'…"퇴행, 몸의 언어로 펼친다"

  • 서울세계무용축제, 9월 10일부터 28일까지

  • "파시즘 시대로 유턴…연대와 치유 찾는 몸짓"

  • 이스라엘의 '폐허'…"슬픔·비탄·화해·치유 등 전해"

이스라엘 오를리 포르탈 무용단
이스라엘 오를리 포르탈 무용단

오는 9월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서울세계무용축제(시댄스2025)에서는 ‘광란의 유턴’을 볼 수 있다. 현시대의 정치적·사회적 후퇴 현상을 몸의 언어로 해석했다. 
 
이종호 시댄스 예술감독은 12일 서울 종로구 교원빌딩에서 열린 제 2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고심 끝에 ‘광란의 유턴’으로 특집을 작명한 것은 세계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극단적인 대립과 분열 속에서 두렵고 끔찍했던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CID-UNESCO)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28회 서울세계무용축제(시댄스2025)는 9월 10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올해 한국 포함 13개국이 참가, 18건, 25회의 공연을 통해 38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광란의 유턴 특집을 비롯해 국제합작, 해외초청, 국내초청, 기획제작 등 다채로운 라인업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 감독은 “인류 역사가 직진, 후진, 좌회전, 우회전을 거듭하며 앞으로 나아가긴 하나, 최근의 상황은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이다”라며 특집을 ‘광란의 유턴’으로 한 이유를 밝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끔찍한 위험에 처해 있었죠. 우리 사회 전체가 균형감 있는 미래를 기대기는 여전히 어려워 보여요. 수년간의 국면을 지켜보면서 파시즘 시대로 유턴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어요. 극단과 극단이 대립하고, 아군이 아니면 적군이죠. 평등과 존엄의 빛은 멀어져가는 느낌이에요.”
 
벨기에X한국 한스 판 덴 브룩X김영미댄스프로젝트
벨기에X한국 한스 판 덴 브룩X김영미댄스프로젝트

이 감독은 이런 국면에서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답을 얻었다. “혼탁한 시대에 민감하게 떨리는 몸의 언어를 무대 위에 펼쳐 보이고자 해요. 올해 프로그램에는 지금 여기 인간과 인류를 깊이 응시하는 작품들이 함께 해요. 증오와 냉소를 넘어 연대와 치유를 찾는 몸짓들이 예술로 승화되는 현장을 관객은 목도하게 될 거예요.”
 
'광란의 유턴'의 참가작은 대부분이 해외작품이다. 하랄 베하리의 ‘바티 보이’, 아르민 호크미의 ‘쉬라즈’, 오를리 포르탈 무용단의 ‘폐허’, SOIT/한스 판 덴 브룩X김영미댄스프로젝트의 ‘휴스턴, 문제가 발생했다’, 안토니오 루스 컴퍼니의 ‘파르살리아’ 등이다. 

아울러 올해는 전쟁중인 이스라엘과 이란 당사국들의 무용가를 한 명씩 불러 특집의 상징적 이미지를 보탰다.
 
바락 샤인 주한 이스라엘 부대사(공관차석)는 이스라엘 작품 오를리 포르탈의 ‘폐허’와 관련해 “이 작품은 복합적이고 강렬한 작품이다. 전쟁으로 인한 양측의 고통을 창작했다”며 “슬픔과 비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화해와 치유, 함께하는 평화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 등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에서 이뤄진 여러 공연에서 유대인과 아랍인 모두의 공감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축제는 9월 10일부터 9월 28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 은평문화예술회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청년예술청, KOCCA 콘텐츠문화광장 스테이지66,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및 소극장 등에서 공연.
 
시댄스2025 메인 포스터
시댄스2025 메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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