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1% 청신호] 내수 살고 관세 충격파 걷히고…0% 탈출 가시화

연합뉴스
[연합뉴스]
올해 한국 경제가 성장률 1%를 사수할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 상반기 비상계엄 쇼크와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으로 올해 성장 전망이 0%대까지 떨어졌지만 새 정부의 재정을 동원한 총력전으로 내수 경기가 되살아난 데다 상호관세 불확실성도 걷히면서 0% 탈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는 142억7000만 달러(약 19조77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직전 5월(101억4000만 달러)이나 지난해 6월(131억 달러)보다 많은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2000년대 들어 세 번째로 긴 26개월 연속 흑자다. 자동차·철강 등이 미국발 관세 영향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지만 폭발적인 AI(인공지능) 수요에 따라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결과다.

올 들어 6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493억7000만 달러)도 지난해 같은 기간(401억6000만 달러)보다 약 92억 달러 많다. 상반기 기준으로 3위 흑자 기록이다. 이대로라면 하반기 관세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한은의 5월 경제전망(820억 달러)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오는 28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공산이 크다. 한은은 지난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을 0.8%로 내다보면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성장률을 0.1%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우리 경제는 상반기에 0.2% 성장하면서 하반기에 평균 0.8% 성장률을 기록해야 1%를 사수할 수 있다.

성장률 주요 변수로 꼽혔던 미국과 관세 협상 결과였는데 한국은 앞서 미국과 진행한 관세 협상에서 상호관세율 15%와 자동차 품목 관세율 15%를 이끌어냈다. 주요국과 같은 수준의 관세율로 한은이 5월 가정한 시나리오(상호관세율을 10%, 품목관세율을 25%)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최대한 방어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수출 불확실성을 덜게 된 데다 소비심리까지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줄줄이 한국 경제 성장률 눈높이를 높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글로벌 주요 IB 8곳이 내놓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집계됐다. 특히 우리 경제를 가장 비관적으로 바라봤던 JP모건은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6월 말 0.6%에서 7월 말 0.7%로 올려 잡았다. 씨티는 0.3%포인트 높인 0.9%로 예상했다. 

다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미·중 상호관세 협상과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는 변수로 꼽힌다. 중국은 트럼프 1기 때 나 홀로 관세율 20%를 부과받았는데 만약 이번에 관세율을 미국과 30% 이하로 협상한다면 우리(15%)와 관세 격차가 오히려 1기 때보다 5% 이상 줄어들게 돼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수입에 100% 품목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선 성장률 전망 시나리오에 이미 일부 반영된 데다 4500억 달러 투자·구매 패키지를 제시하며 '최혜국 수혜'를 받기로 협상한 상황이라 대세를 바꿀 만한 영향은 주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하반기에도 경상수지는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며 "반도체·의약품에 대한 미국의 품목관세가 결정되더라도 최혜국 대우를 받는 만큼 우리나라만 경쟁력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관련 제품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반도체 경기 확장기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