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반도체 양대 축인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가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이 됐다. 두 회사는 투자금을 차세대 AI칩 양산에 투입하며 국내외 소버린(주권)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최근 시리즈C(설립 후 3번째 투자유치) 브리지 라운드를 통해 17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 1조원을 넘어섰다. 이번 투자에는 산업은행(300억원), 기업은행(100억원) 등 국내 주요 금융기관을 포함해 40여 개 투자자가 참여했다. SK사피온과 합병으로 1조3000억원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리벨리온도 시리즈C 투자 유치 마무리 단계다. 3000억원 유치가 목표로 삼성전자도 투자자에 포함돼 있어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두 회사는 시리즈C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기반 차세대 AI칩 양산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차세대 AI칩 고객을 확보해 매출·영업이익을 확대한 후 이를 기반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소버린 AI 시장에서 지속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일례로 퓨리오사AI는 최근 차세대 AI칩 '레니게이드(RNGD)'를 LG AI연구원에 공급해 초거대언어모델(LLM)인 '엑사원' 추론에 적용했다고 발표했다. 리벨리온은 SK텔레콤과 협력해 LLM 기반 통화요약 서비스 '에이닷 통화요약' 일부를 2세대 AI칩 '아톰 맥스'에서 추론하며 국산 AI칩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9월 정식 공개할 예정인 차세대 AI칩 '리벨 쿼드' 초기 물량을 삼성전자에 공급해 LLM 추론 실증에도 나선다.
두 회사가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하려면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초거대 AI·클라우드 업체) 중 일부를 고객사로 확보해야 한다. 실제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유력한 경쟁사로 떠오른 배경도 텐센트·바이두·딥시크 등 중국 하이퍼스케일러를 고객사로 확보한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은 "중국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면 화웨이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산 AI칩이 성능과 전력 대 성능비(TDP) 면에서 엔비디아·화웨이보다 우수한 점이 있지만 AI 모델과 칩 연결(배치 사이즈 관리)과 시스템 규모 확대(스케일러블) 등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한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도 최종 양산을 앞두고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AI칩 간 연결기술 보강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반드시 글로벌 엔터프라이즈(하이퍼스케일러)를 대상으로 매출 확대를 이끌어 내겠다"며 "한국이 미국, 중국과 함께 AI 3대 강국이 될 수 있도록 AI칩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반드시 글로벌 엔터프라이즈(하이퍼스케일러)를 대상으로 매출 확대를 이끌어 내겠다"며 "한국이 미국, 중국과 함께 AI 3대 강국이 될 수 있도록 AI칩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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