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운명 걸린 日참의원 선거 시작…여당 '참패' 가능성

  • 자민, 역대 최저 '36석' 맞먹는 결과 가능성

  • 여당 참패해도 이시바 퇴진 여부 불투명...정계 개편 움직임은 확실시

20일 도쿄의 한 투표소에 마련된 투표함사진AFP연합뉴스
20일 도쿄의 한 투표소에 마련된 투표함. [사진=AF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내각의 명운이 걸린 참의원(상원) 선거가 20일 시작됐다. 집권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 정권의 50석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다. 여당은 참의원에서 과반 의석수만 유지해도 된다며 목표치를 내려잡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참의원은 총 의석 248석을 놓고 3년마다 절반인 124석을 뽑는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는 1석의 보궐 의석을 포함해 125석을 새로 뽑는다. 연립여당은 최소 50석을 확보해야 기존 참의원 의석수와 합쳐 과반수를 유지할 수 있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의 여론조사 및 분석에 따르면 이 같은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이 12~15일 벌인 여론조사 결과(자민당 24~39석)대로라면 자민당이 역대 최저 의석수를 차지한 1989년의 36석과 맞먹는 최악의 결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연립여당이 50석 확보에 실패하면 이시바 총리와 내각은 존립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 이시바 자민당 총재는 지난해 10월 이미 중의원 선거에서 패해 중의원 과반을 야당에 내준 상황이다. 이번에 참의원 선거까지 질 경우 야당에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게 된다.

이때 이시바 총리가 연이은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내각과 함께 총사퇴를 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후 치러질 중의원의 차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야당에 총리직을 뺏길 가능성, 즉 정권 교체가 벌어질 위험성이 있어 이시바 총재가 총리직을 고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참의원과 중의원 모두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국정 리더십은 제한되고 지속적인 사퇴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연립여당이 참패하더라도 이시바 총리의 사퇴 여부는 사실상 불투명하다. 그러나 한 가지 명확한 것은 일본 정계 개편 움직임이 필수적으로 뒤따를 것이라는 점이다. 사실상 이시바 총리는 물론 자민당 내 파벌, 그리고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 등이 참의원 선거 후 정계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중의원에서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자민당은 주요 정책마다 야당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등 정권 운영에 고전 중이다. 이에 이시바 총리로서는 국민민주당이나 입헌민주당 등 특정 야당을 ‘연립여당’으로 끌어들여 과반을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를 삼고 있을 수 있다.

물론 자민당 내 ‘아소파’와 같은 반(反) 이시바 세력이 정권 교체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시바 교체 요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자민당이 차기 자민당 총재를 뽑은 후 총리 지명 선거에 도전하게 되는데, 야당이 분열하면 차기 총리도 자민당이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편 극적으로 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한다면 이시바 총리는 정권을 유지할 명분을 얻는다. 상원 역할을 하는 참의원이 야당 주도로 통과시킨 법안을 견제하면서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이시바 총리의 국정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데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쌀값 급등 등 뇌관이 자리하고 있어 자민당 내부에서부터 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가 불거질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