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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초대석]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사장 “물류사업 남성 영역?…섬세한 여성 빛 발하는 블루오션”

석유선 기자입력 : 2017-09-22 05:22수정 : 2017-09-22 05:50
긍정 마인드·자신감 무장 ‘30년 한우물’…국내 항공물류 첫 여성 CEO 온도·압력 민감한 헬스케어 수요 증가…KTX와 연계 새 먹거리 발굴 시간당 최대 9000개 분류, 인천공하 새 물류터미널 2021년 완공 계획 한국 물동량 늘어 큰 시장…文 정부 상생 기조 맞춰 中企 수출길 지원 임직원 840명 이름 외우며 소통…지속 가능한 경영자로 남고 싶어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사장이 서울 합정동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애니메이션으로도 잘 알려진 일본 SF소설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떠올랐다. 채은미 페덱스(FedEx)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을 만난 그 순간에 말이다. 한국을 거점으로 전 세계 방방곡곡, 시공간을 초월해 보다 정확하게 물류를 책임져야 하는 ‘항공특송’ 업무를 맡아온 그에게 시간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은 노파심에 불과했다.

페덱스코리아 사상 최연소 부장, 한국인 최초 페덱스 글로벌 임원 발탁, 국내 물류업계 최초 여성 CEO, 90년대 초반 이후 최초의 여성 암참(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단 선임···.

채은미 사장은 30년 전 항공물류업에 첫발을 디딘 이후 지금까지 이처럼 한결같이 뜨거운 ‘열정’을 뿜어내고 있다. “30년의 시간이 30년 같지 않다”고 말할 정도다. 타임루프(Time Loop)를 통해 30년 전으로의 ‘회귀’를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그의 얼굴에는 이미 ‘그럼요(YES)’라고 쓰여 있었다. 그동안 그가 쏟아낸 숱한 ‘여성 최초’의 타이틀 자체가 두 번 다시 없을 뜨거운 그만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채 사장은 그러나 연신 ‘겸손의 손사래’를 쳤다. 다만 항공특송과 자신의 궁합이 꽤나 잘 맞았다고 했다. 채 사장은 “흔히 항공특송 등 물류 사업을 남성들만의 터프한 영역이라고 생각하는데, 고객이 예약한 시간에 정확히 제때 도착하려면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빛을 발해야 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시(定時)의 미학을 위해 보다 많은 여성인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직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 그 길이 바로 블루오션”이라며 “보다 많은 여성인재들이 항공물류업계에서 함께 일할 수 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오션을 개척한 선구자답게 그는 ‘좋은 본보기’가 되려 부단히도 애썼다. 채 사장은 “스스로 투철한 직업정신을 갖고 솔선수범하려 했다”고 털어놨다. 여성 최초 CEO 무게를 10년 넘게 지고 가려면 치열한 자기관리가 필요했을 터. 외부에서 항공물류업계 대표단 회의를 할 때면 언제나 나 홀로 ‘여성’인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럴 때마다 ‘긍정적 마인드와 자신감’을 머릿속에 새기며 제 목소리를 냈다.

회사 안에서는 누구보다 소통에 앞장 서고 있다. 페덱스코리아 840여명의 임직원 이름과 얼굴을 대부분 외울 정도다. 이는 페덱스의 경영철학인 P-S-P(People-Service-Profit : 사람-서비스-수익)의 발로다. 채 사장은 “직원을 중요하게 여기면 그 직원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켜, 결국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준다”면서 “페덱스의 이런 경영철학 덕에 저는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았고, 여성으로서도 차별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페덱스코리아는 인사전문기업 에이온휴잇이 실시한 ‘한국 최고의 직장’ 톱10에 2001년부터 매년 랭크될 정도로 직원 만족도가 높은 회사다.

페덱스는 흔히 말하는 ‘유리천장’으로 그의 능력을 가로막지 않았다. 차별 없는 기회 제공 덕분이다. 채 사장은 세계 최대 특송 글로벌 기업으로서 중소기업들에게 그런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페덱스는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中企 상생’을 이미 오래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특별히 중소기업의 국제 무역 애로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국제연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를 통해 세계 17개국의 중기 대상 설문조사를 했을 정도다. 채 사장은 “통관 전문팀을 활용, 중소기업들이 처해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진흥공단 및 관세청 등과 협력해 수출통관절차와 세관규정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설명회를 많이 열어 실질적 도움을 주려한다”고 강조했다.

채 사장은 최근 또 다른 블루오션을 모색하고 있다. 특송물류가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헬스케어 물류’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온도와 압력 변화에 민감한 바이오 제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전세계 어디든 안전하고 신속하게 배송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페덱스만의 ‘헬스케어 특수운송 솔루션 ’의 공식 론칭도 준비하고 있다.

30년간 쉼 없이 달려왔지만 그는 전혀 멈출 기미가 없어보였다. 채 사장은 “요즘 기업의 화두는 지속가능 경영인데, 저도 페덱스 안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자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 경영자로 남기 위한 진짜 노하우는 ‘와인 한 잔’ 나누며 공개하겠다고 했다. 오랜 세월이 더해질수록 가치를 더하는 명품 와인을 닮은 듯 한 그다운 약속이었다. 다음은 채 사장과 일문일답.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사장이 서울 합정독 사옥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여성 CEO’라는 수식어가 식상하겠지만, 여전히 기업에서 여성CEO는 드물다. 여성후배들에게 어떤 경영철학을 강조하나.
“맞다. 여성 CEO는 여전히 많이 없다. 특히 물류업계는 전통적으로 남자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항공물류 업계의 대표단 회의에 참가할 때면 나 혼자 여성인 경우가 대부분일 정도다. 다행히 페덱스는 동등한 기회 부여를 하고 있어 회사 내에서 여성으로서 전혀 어려움을 느낀 적이 없다. 물류업계는 여성에게도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디테일과 멀티태스킹에 강하다는 특징은 업무 수행에 있어 강점이 된다. 사장이 되기까지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젊은 여성들이 이런 자세로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미래 한국에서 더 많은 여성 리더가 생겨날 거라 확신한다.”

- 페덱스에서 10년 이상 사장으로 활약하고 계신다. 국내 기업에서도 흔치 않은 일인데, 본인만의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
“거창할 것 없는 경영철학은 리더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스스로 투철한 직업정신을 갖추고 새로움을 찾으며, 업무관련 능력을 함양하는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페덱스는 승진이나 업무 커리어에 있어 유리천장이 없었기 때문에, 제가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리더가 되려면 직원들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열린 기업문화를 수립하는 역량을 가져야 한다. 페덱스는 S-F-A(Survey-Feedback-Action)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나 직장생활 관련 피드백을 듣고, 회사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페덱스의 경영철학은 어떠한가. 그동안 페덱스코리아에서 일궈온 주요 성과가 궁금하다.
“페덱스 내 가장 중요한 철학은 뛰어난 고객 경험과 변화무쌍한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특송 서비스 네트워크를 개선하고 있다.
최근 한국 시장과 고객들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신규 페덱스 물류 터미널을 준비중이다. 2021년 완공예정인 이곳에서 시간당 최대 9000개 화물을 분류할 수 있다. 화물 처리 속도를 높여 전체적 고객 만족도가 개선될 예정이다. 2016년 10월엔 KTX 특송을 활용해 임상시험 샘플과 키트 등 시간과 온도에 민감한 ‘헬스케어 화물’을 지상 교통수단인 KTX네트워크로 배송하는 운송계약을 코레일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부산, 울산, 대구, 광주, 전주, 대전을 포함한 충청도 남단 지방의 고객들에게 최대 24시간의 배송시간 단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 문재인 정부에서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미 페덱스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페덱스는 세계 최대의 글로벌 항공 특송 회사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세계 GDP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22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회사 규모는 직원 수 40만명 이상, 자사 운용 항공기 650대 이상 및 차량 5만대 이상 등이다.
한국은 페덱스에게 아주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의 국제 물동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의 국제 물동량은 2012년 245만6724t보다 10.5% 증가한 271만4341t을 기록한 바 있다.
페덱스는 국제 물동량을 견인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해리스 인터랙티브 조사 결과, 한국 중소기업의 75%는 물류가 수출사업에 중요하다고 답했고 72%는 더 빠른 운송 서비스를 위해 추가적으로 프리미엄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의 중소기업은 통관이나 세관 관련 이슈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다. 페덱스코리아는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관세청 등을 통해 많은 세미나를 열며 실질적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

- 최근 한국에서 특별히 관심을 두고 개척하려는 신시장이 있나.
“경제가 발전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며 기대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헬스케어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춘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온도에 민감한 제품 배송이다.
페덱스코리아는 상온부터 섭씨 영하 150도 이하까지 맞춤형 온도를 제공하는 온도조절 패키지를 포함, 헬스케어, 바이오 제품, 의약품, 의료기기 등 온도와 압력에 민감한 제품을 전세계 어디든 안전하고 신속하게 배송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16년 페덱스는 소형 화물부터 특대형 화물까지 다양한 크기의 의료기기 배송물을 처리하는 새로운 의료기기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물류센터는 제품별 다양한 온도에 맞춰 의료기기를 보관하고 운송할 수 있다. 또 김포공항에서 자동차로 7분, 인천국제공항에서 50분 거리에 있어 화물항공기로의 신속한 운반도 가능하다.”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프로필
- 2006년 8월 FedEx 코리아 지사장(Managing Director)
- 2004~2006년 FedEx 북태평양 인사 관리 총괄 상무이사(Managing Director)
- 2000~2003년 FedEx 지상 운영부 이사(Senior Manager)
- 1991~2000년 FedEx 코리아 고객 관리부 매니저(Manager)
- 1989~1991년 FedEx 코리아 고객 서비스 관리부서 입사 및 근무
- 1987~1989년 플라잉 타이거 근무
- 1985~1986년 대한항공 근무
- 이화여자대학교 학사,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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