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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중국의 窓] 현 정부 ‘脫원전 정책’이 놓치고 있는 것

입력 : 2017-07-06 13:00수정 : 2017-07-06 13:00
중국 등 대외적 위협요인 대비 전무 사고 시 한국에 막대한 피해 발생

[양철 성균중국연구소 책임연구원(외교학 박사)]

양철 성균중국연구소 책임연구원(외교학 박사)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천명한 ‘탈원전 정책’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의 주장도 이해는 간다.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사실도 명확하다. 더욱 확실한 명분은 국민의 생명 보호, 국가의 안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원전 발전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기료 폭탄, 연간 31만원 인상 등의 자극적인 헤드라인 뉴스들은 국민 정서를 건드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다. 정부가 생각하는 국민의 생명 보호, 국가의 안보는 국내 요인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국내적인 위협요인을 제거함으로써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국가의 안보를 수호하겠다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과연 국외적인 요인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부의 주장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원전사고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라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중국의 원전사고에 어떠한 대비를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전에 만난 중국의 한 에너지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은 1990년대부터 어떠한 에너지원에 의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지속해왔다.

1990년대 초에는 대형 수력발전과 원자력을 놓고 고민했으나 수력발전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원자력 분야의 발전을 추진한다는 내부적인 협의를 도출했다.

이후 2000년대 중반에는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놓고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중국은 셰일가스 매장량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천연가스로의 전환을 모색했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고, 수급이 불확실한 천연가스보다는 환경오염이 적고 생산단가가 저렴한 원자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로 결정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당시에도 중국은 원전 발전과 관련해 2020년까지의 장기 목표를 수립했다.

‘13·5 규획’에서는 연간 6~8기의 원전을 신설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최대의 원전대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우라늄 비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의 우라늄 매장량은 전 세계 10위 수준으로, 매년 확인 매장량이 증가하고 있다. 2012년까지 확보된 매장량만 해도 100MWe 용량 원자로 30기에 30년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네이멍구(内蒙古),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등에서 우라늄의 생산을 확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구매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향후 세계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중국은 2017년부터 부유식 해상 원전의 착공을 시작할 계획이다. 다목적 부유식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2020년까지 완공하여 현재 건조 중인 항모와 잠수함에도 탑재하겠다는 구상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가 중국 원전의 불안전성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원전의 국산화율은 30만kw급의 경우 80%, 60만kw급 70%, 100만kw급 50%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국산화율은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낮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야오빈(姚斌) 국방과학공업국 핵비상안전사 사장 겸 국가핵사고비상판공실 부주임은 이러한 우려에 대해 “최근 30년 동안 중국에서 원자력 운행 2급 이상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중국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한국이 가장 심각하다. 중국의 원전이 산둥(山東), 장쑤(江蘇), 저장(浙江), 푸젠(福建) 등 8개성에 분포해 있지만 한국과 인접한 동부 연안에 집중적으로 건설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작성한 ‘중국 원전 가상사고 시 국내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톈완(田灣) 원전에서 후쿠시마 규모의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방사성물질이 3~5일 만에 한국에 유입된다.

한·중 양국은 1994년에 ‘한·중 원자력안전 협력 의정서’를 체결하고 원자력시설의 안전 검사, 검사기술 교류, 방사선 방호 및 비상대책, 정보교류 등의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2011년 5월, 한·중·일 정상회담을 통해 ‘원자력안전 협력 문서’를 채택했다. 한·중·일 원자력고위규제자 협의회(TRM)도 지속되고 있으며, 2015년 제8차 협의회에서는 원자력 협력사업(IAI)의 실질적 이행을 위해 워킹그룹을 구성·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분명한 것은 다양한 협력 활동은 원전 사고에 대비한 ‘협력’일 뿐이다. 다시 말해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해 한국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대비는 없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매뉴얼은 전무하다.

인접국 원전사고 발생 시 피해 보상 방안도 마련돼 있지 않다. 국제협약에 따른 보상은 ‘파리협약’, ‘빈 협약’, ‘보충배상협약(CSC)’ 등이 있지만 한국이 가입한 협약은 없다.

역내에서 이를 위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간 소송이나 외교절차를 거쳐 보상받는 방식, 소송을 통한 손해배상 청구 역시 쉽지 않다.

현 정부가 국민의 생명 보호,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다면 국내적인 위협요인은 물론, 대외적인 위협요인에 대비한 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원전 사고와 관련한 한·중 양국 간 협력 공조 및 제도화 구축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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