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돈화문국악당 가보니…전통 한옥과 친환경 시스템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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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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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유소 허물고 전통 음악의 메카 부활 선언

  • 지열 난방과 자연 음향으로 ‘친환경’ 차별화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서울시가 건립하고 세종문화회관이 위탁 운영한다. 사진은 서울돈화문국악당 마당의 모습.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창경궁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들렀는데 분위기가 고즈넉하고 좋네요. 이런 장소에서 국악 공연까지 한다면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즐길 거리도 생길 것 같아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인적이 드문 평일 낮 시간이었지만 호기심에 가득 찬 행인들의 발길이 이따금씩 이어졌다. 방문객 대부분은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년층이었지만 근처 창경궁을 방문하고 온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이들도 더러 있었다. 방문객들은 9월1일부터 개관한다는 얘기에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건축음향 국악 전문 공연장인 서울돈화문국악당이 1일 문을 열었다. 서울시가 건립하고 세종문화회관이 위탁 운영하는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창덕궁 일대의 정체성 회복과 국악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에서 주유소가 있던 자리를 매입해 국악 전용 공연장으로 조성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전통 음악의 메카로 불린 돈화문로에 들어섰다. 사진은 서울돈화문국악당 외부 모습.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전통 음악의 메카 ‘돈화문로’의 부활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창경궁과 돈화문로가 만나는 곳에 자리 잡았다. 과거 조선성악회와 국악사양성소가 있었던 이곳은 많은 국악 명인들이 거주하기도 했다. 현재는 국악 학원과 한복집, 악기사가 서울돈화문국악당 근처에 운집해 있다. 전통 음악의 중심지였던 셈이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세월이 흘러 그 명성이 퇴색됐지만, 서울시는 2014년 남산과 북촌, 돈화문로를 연결하는 국악벨트를 조성해 지역의 명성을 회복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계획에 따라 창덕궁 앞 주유소를 허물고 국악 공연장을 건립했다. 이와 함께 단계별로 민요박물관, 국악박물관도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친환경적인 공연장을 표방해 지어졌다. 사진은 서울돈화문국악당 내부 모습.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지열 이용한 난방과 자연 음향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 양식을 혼합해 지어졌다. 친환경적인 공연장을 표방하는 동시에 지열을 이용한 난방 시스템과 기계적 확성이 아닌 자연 음향 등으로 다른 공연장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하 2층과 3층에 자리한 실내 공연장은 음향 장치에 의한 별도의 확성 없이 보다 청명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특히 총 140석에 이르는 좌석이 부채꼴 모양으로 배치된 작은 객석은 무대 위 예술가와 관객과의 거리를 가깝게 해 상호 소통이 중요한 국악 장르에 안성맞춤이었다. 객석의 경사도 역시 일반 공연장보다 높아 앞좌석으로 인한 시야 방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통 창호로 마감된 객석 내부의 디자인은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데 모자람이 없었다. 공연장 관계자는 “음량이 적은 국악기의 소리가 맨 뒤의 객석까지도 전달이 잘 돼 우리 국악의 정수인 산조, 판소리 등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돈화문국악당 개관축제 '별례악'이 오는 2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다. 사진은 아쟁컴퍼니 아로새김의 공연 중 한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초대 예술감독에 김정승…개관축제 ‘별례악’ 2~10일 진행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초대 예술감독에는 김정승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임명됐다. 대금연주자이기도 한 김정승 예술감독은 국립국악원 정악단에서 16년 동안 재직했다. 그는 국내 최고의 원로들과 연주가들로 구성된 정악연주단체 ‘정농악회’의 최연소 단원으로 활동할 정도로 정약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김 감독은 “서울돈화문국악당을 민속악부터 궁중음악까지 전통예술을 모두 아우르는 공연장, 미래 한국의 현대음악을 만들어가는 공연장으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일 개관식에 이어 2일부터 10일까지는 개관축제 ‘별례악​(別例樂)’이 펼쳐진다. ‘별례악’은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연주를 시작으로 풍류음악, 민속음악, 창작음악, 연희극 등 국악이 지닌 폭넓은 스펙트럼을 모두 담아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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