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 冬夏閑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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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하한담冬夏閑談] 대국(大國)과 소국(小國), 낙천자(樂天者)와 외천자(畏天者)
정부 외교안보 라인은 오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공식 방문을 앞두고 준비에 한창이다. 요즘 한반도 주변 상황은 국망(國亡)을 가져온 100년 전 정세와 자주 비견된다. 사드 배치와 미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주변 4강의 긴장도가 높아진 탓에 베이징으로 떠나는 문 대통령의 어깨도 무거울 것이다. 중국은 최근 우리에게 '대국 의식'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G2를 넘보고 미국을 앞서겠다면서 2500여년 전 춘추전국시대 철저한 약육강식과 폭력으로 승패를 결정하던 시대의 대국의식을 유독 한국에 드러내고 있다. 또 생
2017-12-11 05:00:00
[동하한담 冬夏閑談] 무한경쟁의 그늘
남을 이기려는 것이 가장 큰 병통이다.(승인최시대병통, 勝人最是大病痛) - 이덕무(李德懋·1741~1793) 이기는 사람이 있다면, 그 반대편에는 지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이긴 사람은 진 사람보다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기 마련이고, 진 사람은 이긴 사람보다 낮은 위치에서 종속(從屬)되기 십상이다. 종속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기의 주체성(主體性)을 상실한 채 누군가를 따르고(從) 그에게 예속되는(屬) 것이다.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 달가울 리가 없을 터이다. 그 때문에 기를 쓰고서 어떻게든 이기려고 끝없는 경쟁(競爭)을
2017-12-08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소리 없는 연주, 말 없는 위로
우리는 하루의 상당한 시간을 걱정에 할애하며, 어떻게 해서든 그것을 풀어내고자 애쓰며 산다. 지인들과의 한 판 수다, 멘토에게 듣는 조언을 곱씹으면서 일종의 후련함을 느끼기도 한다. 기실, 말을 한다고 해서 고민이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단지 내가 처한 상황을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면 그뿐이다. 그러나 정말로 가슴속 맺힘이 많을 때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슬픔이 극에 달하면 소리 내어 울 수조차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당나라 시인 백거이는 장안(長安)에서 벼슬살이를 하다가 남쪽의 강주사마(江州司馬)로 좌천되었다.
2017-12-07 08:02:13
[동하한담冬夏閑談] 대설(大雪)과 리더(Leader)
내일은 눈이 많이 온다는 대설(大雪)이다. 조선후기 임연당(臨淵堂) 이양연(李亮淵, 1771~1853)은, 穿雪野中去(천설야중거) 눈 덮인 들길을 뚫고 갈 때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모름지기 마음대로 가지 마라 今朝我行跡(금조아행적) 오늘 아침 내 발자취가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마침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라는 한시(漢詩) '야설'(野雪)을 지었다. 김구(金九) 선생이 애송해서 더 유명해진 시로, 서산대사(西山大師)의 작품으로 잘 못 알려지기도 했다. 밤새 많은 눈이 내린 들길은 먼저 걸어간 사람의 발자국이 그대
2017-12-06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불편해도 기억해야 할 역사
청나라 강희제(1654~1722)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군 또는 성군으로 불린다.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황제라고도 한다. 지금의 중국 영토가 그의 재위기간에 사실상 확정되었다. 당시 중국에 파견됐던 선교사들도 그를 높이 평가, 유럽에도 잘 알려졌다. 조선은 병자호란의 굴욕과 상처가 아직 완치되지 않았던 때였다. 그 때문에 조선 지배층은 청을 오랑캐라며 인정하지 않고, 강희제를 형편없는 군주로 폄하했다. 중국도 아니면서 명나라 부활이나 꿈꾸는 비현실적 숭명반청(崇明反淸)의식에 사로잡힌 것이다. 그러나 반청감정
2017-12-05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지언(知言) 지인(知人)
사람이 살아가는 데 낭패가 없으려면 사람을 제대로 알아봐야 한다. 모든 사람이 그렇다.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거나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도 직원을 잘 뽑아야 하는데 대통령은 어떻겠는가. 박 전대통령의 중도 실패는 사실 청와대 입성 전 인사에서 충분히 예견됐었다.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이 믿지 않았지만 좁은 식견의 필자는 크게 걱정했었다. 사람을 알아보려 할 때 우리는 신언서판(身言書判)에 의지하곤 했다. 풍채, 즉 전체적인 인상과 함께 말과 글을 통해 사람됨을 판단해보려 한 것이다.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 우
2017-12-04 11:07:04
[동하한담冬夏閑談] 나의 '오늘의 운세'
'명분보다 실리를 선택하라'(ㅈ일보) '식욕 없어도 잘 먹을 것'(ㅈ일보) '남는 게 없는 장사에 뒷짐을 져야 한다'(ㅁ신문) 집에서 구독하는 신문, 공부방에서 보는 신문 등에 실린 오늘의 나의 운세(運勢)다. 오늘 나는 어떻게 살아야 재앙을 피하고 복을 받을 수 있을까? 사실 이게 궁금해서 운세란을 펼쳐 보는 것인데 “실리 쪽을 택하라, 밥을 잘 먹어라, 남는 게 없는 장사는 그냥 두라”는 하나마나한 충고를 한다. 밥도 잘 먹고 있으니 오늘의 운세는 내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 오늘의 운세는
2017-12-01 06:00:00
[동하한담 冬夏閑談] 갑질의 먹이사슬
“덕(德)을 닦는 데는 힘쓰지 않고 지위(地位)로 자신을 귀하게 하는 것은 자신에게 화를 끼치는 것이다.” - 이수광(李睟光·1563~1628)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남을 업신여기고 그 반대급부(反對給付)로 자신의 위상을 높이려는 비열한 행위를 우리는 흔히 ‘갑질’이라 한다. 주로 좋지 않은 행위에 대해 비하하는 뜻으로 붙이는 접사(接辭) ‘-질’의 어감(語感)에서도 이미 느껴지듯이 참으로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지위나 돈이 있는 사람 중에 갑질의 꼴불견을 보이는 사
2017-11-30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충(忠)의 수평적 의미
오·남용으로 완전히 '맛이 간' 말을 상투어라 한다. ‘사랑’ ‘우정’ ‘행복’ ‘추억’ 같은 말을 누가 들먹이면 닭살 돋을 것 같고, 그 사람 맨 정신인가 싶다. ‘의리’는 조폭 전용어가 되다시피 해 보통 사람이 쓰면 이상하다. 이런 말은 코미디의 우스개, 형식적인 주례사, 축사 같은 데서나 명맥을 유지한다. '충성(忠誠)' '충효(忠孝)'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상투어이다. 왕조시대 유학이념 때문에 그 의미가 경직됐고, 일제강점기와 독재
2017-11-28 06: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무한경쟁 권하는 사회
古猶什一弱制強(옛날에는 열에 하나 약한 자가 강한 자를 제어했으나) 近何盡是強食弱(요즘은 어찌해 온통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잡아먹는가?) 변종운(卞鍾運) 「醉後放筆」 중 위 시의 배경은 19세기이다. 작자인 변종운은 역과(譯科) 중인 출신이며, 일생 동안 신분적 한계에 갈등하고 스스로 위로하기를 반복한 인물이다. 뛰어난 재능과 원대한 포부는 어쩌면 그의 일생에서 독이 되었을 수도 있다. 날개를 달고도 비상(飛翔)이 허락되지 않았으니 희망고문이나 진배없다. 지금에야 어디 그러할까. 하지만 사람들은 신분제라
2017-11-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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