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한담 冬夏閑談

기사 123

[동하한담冬夏閑談] 노인에게도 향기가 있다
노인이 주의해야 할 일이 많다. 대개 상식적인 사항들이라 그냥 스치기 마련인데 "젊은 사람이 노인에 대해 갖는 인상은 솔직히 말해서 '추하다'"는 대목에서는 '맞아, 맞아' 하면서도 씁쓸해진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가차없는 세월의 냉혹한 흔적이니 도리가 없다. 그렇지만 늘 깨끗이 씻고 단정하게 입으며 남을 위해 자주 지갑을 열도록 하라는 등 덜 추해지는 다양한 방법이 제시돼 있다. 그러나 이런 걸 갖추고도 추함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몸은 날마다 씻지만, 생각에는 오래 묵은 때가 켜
2018-01-30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역지사지(易地思之)
까마귀는 모든 새가 검다 믿고 백로는 희지 않은 다른 새가 의아하지 흰 새 검은 새 서로들 제가 옳다 하니 하늘도 그들의 송사(訟事)에 싫증나리 烏信百鳥黑(오신백조흑) 鷺訝他不白(노아타불백) 白黑各自是(백흑각자시) 天應厭訟獄(천응염송옥) - 박지원(朴趾源·1737∼1805) 내 말같이, 내 행동같이, 내 마음같이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 믿는 것은 착각이요 편견(偏見)이다. 세상은 결코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의 경험과 나의 생각에만 집착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나를 ‘나’라는 울타
2018-01-29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난형난제(難兄難弟) 호형호제(呼兄呼弟)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의 검찰 소환이 한창 뉴스가 될 무렵, 어느 신문 만평에 가장이 TV를 보며 "난형난제(難兄難弟)로다"하니 부인이 어린 아이에게 이 말을 풀이하며 "형도 어렵고 아우도 어렵다"라고 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는 잘못된 풀이다. 난형난제는 '難爲兄 難爲第(난위형 난위제)'라는 말로, "아우는 저 훌륭한 형의 아우되기가 어렵고(자칫 잘못하면 훌륭한 형의 인품에 손상을 가게 할 터이니) 형은 또(내가 자칫 잘못하다가는 저 훌륭한 아우의 명성에 흠이 가
2018-01-26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차등(差等)을 부르는 착각
몽테뉴는 <에세>에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불평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짐승 사이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만큼 거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플루타르크의 말을 인용함과 동시에 ‘마음의 능력’과 ‘내적 소질’을 외면한 사람 사이의 차등을 지적했다. 흔히 준마(駿馬) 여부를 판가름하는 요인은 그 힘과 숙련됨에 있지, 멋진 안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나마 동물을 관찰할 때는 오감을 열어 본질을 예의주시하려 애쓰지만 왜 유독 사람에겐 인색하고 거칠까? 18세기
2018-01-25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작명(作名)과 이름의 의미
풍기군수(豐基郡守)를 지내고 있던 신재(愼齋) 주세붕(周世鵬·1495~1554)에게 어느날 풍기군에 살고 있던 권씨 성을 가진 소년이 찾아와 자기와 동생의 이름을 지어달라고 한다. 주세붕은 1543년 주자(朱子)의 백록동학규(白鹿洞學規)를 본받아 사림 자제들의 교육기관으로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 紹修書院)을 세워 서원의 시초를 이룬 사람이다. 신재는 지금은 바쁘니 다음에 오라고 하자, 과연 얼마 후에 소년이 다시 찾아왔다. 신재는 소년의 의지가 확실한 것을 알고는 마침내 이름과 자를 지어 주었다. 작명은 ‘성(
2018-01-24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내일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아서 펜 감독, 1967년)는 미국 대공황 시절 현실에 절망한 남녀 2인조 강도의 행각을 그린 명작이다. 높은 실업률, 암울한 시대 분위기로 처져 있던 반 세기 전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이 영화에 열광했다. 본래 제목은 ‘보니와 클라이드’인데, 한글 제목이 내용 못지않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때는 대개 일본을 통해 영화를 수입했기 때문에 일본 제목을 그대로 썼는지 모른다. 어쨌든 ‘내일은 없다’라는 절규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2년 뒤 나온 '부치 캐시디와 선
2018-01-23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적폐청산 복수극(復讐劇)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수사가 MB(이명박)의 본격 등장으로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MB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라는 뇌관을 먼저 들고 나오면서 저항했기 때문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분노"와 "모욕"이라고 규정, 긴장도가 한층 높아졌다. MB는 '정치 보복', '보수 궤멸을 노린 기획수사'라고 상투적인 여론전을 펼치려 했으나 국민들은 이번 검찰 수사를 거대한 '복수극(復讐劇)' 한 편을 감상하는 심정으로 보지 않을까. 적폐 청산으로 시작됐고 적폐는 반드시 청산
2018-01-22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나의 진면목(眞面目)
내가 가진 두 눈동자는 남의 얼굴만 볼 뿐, 나의 얼굴은 볼 수 없다. 我有兩眸(아유양모) 只以觀人之貌(지이관인지모) 不可以觀吾之貌(불가이관오지모) - 김낙행(金樂行·1708~1766) 유체이탈(幽體離脫)을 하지 않는 한, 내 두 눈으로는 내 얼굴을 직접 보지 못한다. 거울도 있고 사진도 있다지만, 그 속의 얼굴은 거울과 렌즈에 굴절된 얼굴이지 실제의 진실한 내 얼굴은 아니다. 그럼에도 내 얼굴과 외모를 치장하는 데 무던히도 애를 쓴다. 왜? 남에게 잘 보이려고. 남의 인정을 받고 남의 칭찬을 받으면 세상살이가 편하긴 할
2018-01-19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관왕지래(觀往知來)
최근 개봉한 영화 ‘1987’의 반향(反響)은 놀라울 정도이다. 필자 역시 아이들과 함께 관람했는데, 상영 시간 내내 역사의 그 아픈 현장, 메시지를 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우려되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우(杞憂)’였다. 내가 딛고 서 있는 이 땅의 과거에 대해 통렬히 성찰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기실, 10년 남짓 암묵적으로 차단되고 의도적으로 외면돼 왔다. 이러한 현상의 자장(磁場) 안에서 국정교과서라는 착오적 발상도 등장했었다. “과거는 묻지 마세요”라며 일관된 자세로 근현
2018-01-18 05:00:00
[동하한담冬夏閑談] 대한(大寒)과 보신(保身)
다가오는 토요일은 가장 춥다는 대한(大寒)인데, 다행히 그렇게 춥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조선 숙종 때 실학자 유암(流巖) 홍만선(洪萬選·1643∼1715)은 농업과 일상생활에 관한 광범위한 사항을 기술한 책인 <산림경제(山林經濟)>에서 “사람은 마땅히 매우 춥거나 바람이 많이 불거나 아주 덥거나 비가 많이 내리거나 눈이 많이 내릴 때 그리고 일식과 월식, 지진이 나거나 우레나 천둥이 칠 때를 피해야 하는데 이것은 천기이기 때문이다(人當避大寒大風大熱大雨大雪 日月蝕地動雷震 此是天忌也, 인당피대한대
2018-01-17 05:00:00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