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 보복…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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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8-2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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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 들어온 일본 자금 쉽게 유출 안돼<br/>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악영향 줄 듯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독도 문제로 촉발된 우리나라와 일본 간 갈등이 경제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중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은 경제적 보복을 위해 통화스와프 재협상, 국채매입 중단 등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진행하는 데에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일본 국회는 이번주 중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난 결의를 채택할 예정이어서, 양국 간 갈등이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처럼 한·일 관계가 급속도가 냉각되자 자칫 한국에 들어온 일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한국에 들어온 일본 돈 18조 돌파

21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일본에서 유입된 투자 자금이 18조1423억원으로 추정됐다. 일본인 투자자의 상장주식 보유액은 6조7561억원, 상장채권 보유액이 5066억원이다.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FDI) 금액은 1~7월 30억 달러로 주식 보유액에 포함돼 있다.

또 국내 기업들이 사무라이본드(사모 제외)를 통해 일본에서 끌어들인 자금은 잔액 기준으로 7621억 엔으로 추정됐다. 이 금액은 20일 원·엔 환율 100엔당 1427.58원을 적용하면 10조8796억원에 달한다.

일본인 투자자는 재일교포 등 개인이 많다. 일본인 투자자는 7월 말 현재 3361명으로 전체 외국인 투자자(3만4939명)의 9.6% 수준이다. 외국인의 주식·채권 보유액(483조3450억원) 중 일본인 자금이 1.5%인 7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금액에 비해 투자자 숫자가 월등히 많은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 중 9.6%를 차지하는 일본인이 주식ㆍ채권의 1.5%만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사무라이본드(외국계 기관이 일본 자본시장에서 엔화 표시로 발행하는 채권)는 유럽 재정위기가 커지며 인기가 급상승했다. 발행액이 2010년 1713억 엔에서 지난해 3701억 엔으로 늘어났다. 올해도 최근까지 발행액이 약 2700억 엔으로 지난해 전체 발행액(3701억 엔)의 72.9%에 도달했다.

수출입은행이 5월 아시아기관으로는 역대 최고 액수인 1000억 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고, 지난달에는 신한은행(350억 엔), 우리은행(200억 엔), 부산은행(247억 엔), 하나은행(300억 엔) 등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 한국 경제에 중장기적으로 악영향

일단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당장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자칫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가 적지않은 타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본인의 주식, 채권 보유금액에 비해 투자자가 많은 것은 재일교포 등 개인 자금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시장으로 들어오는 외국 자금이 감소하면 채권 수요가 줄어들며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자본을 조달하는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실제로 외국인의 채권 투자와 한국 국채 수익률 사이에는 뚜렷한 상관관계가 없다"며 "일본은 한국 국채 보유 비중이 크지 않은 나라"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연구원은 일본의 제재 수위가 무역 분야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승규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 역시 "한국과 일본 국민 간 신뢰가 저하되면 장기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향후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어려워진다면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리스크 헤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달러화 채권을 많이 발행하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에 대비해 통화와 지역의 다변화 측면에서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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