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부동산 정책 민심을 반등시키기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에 민주당은 서울시 부동산 공급 대책의 공세 수위를 높이며 오 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 역풍'을 염두에 두고 속도전을 펼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 시장은 서울고법에서 진행된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간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은 오 시장의 유죄 판결을 확신해 재판 결과를 바탕으로 오 시장의 서울시 부동산 공급 대책에 정면으로 맞설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판시, 약화된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 지도부는 오 시장과의 부동산 정책 차이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여론전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오 시장을 견제하고자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는 서울시 부동산 가격과 전월세 고갈 문제, 주택 공급 실적 등에서 오 시장과의 차이점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대치 상황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민주당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해 지난해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재지정 과정을 오 시장의 실책이라고 주장한다. 오 시장은 해당 조치가 정당했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주택 공급 불균형'에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전월세 고갈 문제에 있어서도 민주당과 오 시장은 대비된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은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대폭 확대하자고 주장하지만, 오 시장은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전체 부동산 공급이 증가돼야 한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주택 공급 문제 역시 민주당은 오 시장 취임 후 인허가·준공 실적이 약화됐으며 오 시장이 서울시 전체의 부동산 공급 부족과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발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오 시장은 현재의 공급 부족 현상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약 389곳에 달하는 정비구역을 해체했기 때문이라며 당시 정책으로 인해 시차를 두고 주택 공급 부족이 이어졌다고 날을 세웠다.
다만 민주당은 지지율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 부동산 정책을 두고 섣부른 공세를 펼칠 경우 역풍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확실한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기 전까지 신중론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이번 오 시장의 항소심 선고 결과는 당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승리'를 천명한 김 대표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며 김 대표의 리더십을 재평가할 수 있는 시기라는 해석도 있다.
김 대표는 오 시장의 항소심 선고를 앞둔 이날 오전에도 "유죄 판결이 바뀔 정황은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며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승리를 위해 내부 점검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오 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김 대표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전략 재점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민석 지도부의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이를 의식한 듯 오 시장 항소심 선고 후 기자들에게 "오 시장의 유무죄 판결에 따라 추후에 있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구도가 달라지는 것 아니겠나"며 "유죄가 나올 경우 준비한 대응책이 있었지만 무죄가 선고됐기에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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