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또 급락했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와 반도체주 차익 실현 매물,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수급 공백이 겹치면서 3% 넘게 급락했다.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에도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진 데다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2% 내린 5533.77에 마감했다. 장 초반 낙폭을 줄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상승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채 5600선을 밑돌았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3.62% 하락한 764.10을 기록했다.
코스피에서는 반도체 대형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03%, 5.49% 떨어졌다. 전날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데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 상장 추진을 둘러싼 중복상장 논란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부담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991억원, 683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364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종료도 매수 기반을 약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15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지난 6일 마쳤고, SK하이닉스도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지난 21일 완료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되며 수급 완충력이 추가로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도 시장의 불안을 완전히 잠재우지 못했다. 메타는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내년 설비투자 가이던스는 제시하지 않았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이 21억2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한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AI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지더라도 대규모 투자 비용을 감당할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은 것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개별 기업 성과가 AI 투자 전반 수익성을 입증하지는 않는 만큼 실적 시즌이 계속해서 시험 구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비필수 외교 인력에 출국을 명령하면서 국지적 군사 충돌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지만 물가 부담과 통화정책을 둘러싼 경계감 속에 증시 반등을 이끌 만한 재료가 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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