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금품수수' 박영수 전 특검, 항소심서 징역 6년…50억 약정은 무죄

  • 변협 선거자금 3억원 중 2억원 수수 인정...1심 징역 7년서 1년 감형

  • 200억원 약속 혐의 면소…"명확한 의사 합치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이른바 50억 클럽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50억 클럽'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에 관여했던 민간업자들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6년으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이희준·성언주·원익선 고법판사)는 21일 특정경제범죄법상 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특검에게 징역 6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2억원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징역 7년과 벌금 5억원,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했다.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양재식 전 특별검사보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2억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가 2014년 대장동 개발 사업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당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자 사외이사·감사위원이었던 박 전 특검이 민간 업자들로부터 컨소시엄 참여 청탁을 받고, 은행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직무권한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양 전 특검보 역시 금품 수수를 공모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이 유죄로 본 선거 자금 수수액 3억원 가운데 2억원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2014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5000만원씩 총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금품 공여자인 남 변호사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고, 다른 객관적 자료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2월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전달된 2억원에 대해서만 유죄 판단이 유지됐다.

반면 박 전 특검을 둘러싼 나머지 핵심 혐의는 1심과 동일하게 모두 무죄나 면소 판결이 내려졌다. 우선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가 민간 업자들로부터 우리은행의 대장동 사업 참여·특정 증권사의 컨소시엄 배제 등을 청탁받고 200억원 상당의 이익과 단독주택 부지 등을 약속받았다는 혐의는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이유로 면소 처리됐다.

재판부는 "민간 업자들과 피고인 사이에 경제적 이익 제공 방안이 논의됐고, 200억원이라는 구체적 수수가 거론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약속한 이익의 가액이 확정됐거나 관련된 명확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 전 특검이 김만배씨로부터 우리은행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 대가로 5억원을 받고 50억원 지급을 약속받았다는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5억원을 받을 당시 박 전 특검이 이미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등 직위에서 물러난 상태였기에 특정경제범죄법상 수재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50억원 지급 약속이나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봤다.

박 전 특검이 특검으로 임명된 후 약속받은 50억원을 받기 어려워지자 화천대유자산관리에 근무하던 딸을 통해 대여금 명목으로 11억원을 수수한 혐의 역시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해당 시점 박 전 특검과 딸이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해 온 만큼 경제적 동일체로 볼 수 없으며, 딸이 받은 돈이 무상 금품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양형 사유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의 사업은 공공적 성격을 지니고,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임직원에게 공무원 수준의 청렴 의무가 부과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오랜 기간 검사로 재직하며 이를 잘 알면서도 범행을 저질러 직무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두 사람의 연령과 증인들과의 관계, 구속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석을 취소하지 않고,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선고 후 박 전 특검은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됐습니다"라는 짧은 말만 남긴 채 법원을 빠져나갔다.

한편 '50억 클럽'에 연루된 인물 가운데 권순일 전 대법관은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1심 공소기각 판결 후 내달 2심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은 2심에서 벌금 1500만원이 선고돼 형이 확정됐으며,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최재경 전 대통령 민정수석은 최근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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