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탁윤성 케이뱅크 소비자보호실장 "금융사기, 피해 발생 전 막는 것이 중요"

  • AI·머신러닝 활용해 금융사기 선제 차단…6개월 새 사고 48% 감소

  • '통장묶기 즉시해제'로 정상 고객 불편 최소화…명의도용 피해도 보상

  • "규정 준수에만 매달려선 안 돼…고객에게 도움 되는지 판단해야"

사진유나현 기자shootingajunewscom
탁윤성 케이뱅크 소비자보호실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고객이 피해를 입기 전에 막고, 금융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유나현 기자shooting@ajunews.com]

최근 금융권에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회사의 소비자보호 역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모든 금융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안과 피해구제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금융사고가 발생한 뒤 피해를 수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 징후를 미리 찾아 차단하는 선제적 소비자보호가 주목받고 있다.

케이뱅크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금융사기 예방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범죄에 연루되지 않은 정상 고객 계좌가 부당하게 동결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명의 도용으로 발생한 금융 피해를 보상하는 등 소비자 권익 보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탁윤성 케이뱅크 소비자보호실장은 최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은행 입장에서 법과 규정대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수 있지만 그것이 반드시 고객을 위한 판단은 아니다"며 "금융회사의 책임을 피하는 것보다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탁 실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최근 금융권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케이뱅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인가.

"소비자 보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회사의 철학이다. 실적과 고객 보호 중 무엇을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금융회사의 소비자 보호 수준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케이뱅크가 지향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문제가 발생한 뒤 처리하는 소비자 보호를 넘어 고객의 불편과 피해 가능성을 미리 발견하고 예방하는 소비자 보호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은 모든 거래가 앱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고객이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불편을 호소하거나 피해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은행이 먼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케이뱅크가 강조하는 선제적 소비자 보호는 실제 금융사기 예방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나.

"기존에는 피해자가 금융사기를 당한 뒤 신고하면 해당 계좌를 지급정지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지금은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계좌를 사전에 찾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융사기에 사용되는 계좌나 거래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이를 머신러닝으로 분석해 의심 거래를 탐지하고, 과거 발생한 사기 거래를 역추적해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계좌를 찾아내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모니터링을 강화한 결과 지난해 12월 1376건이던 금융사기 사고가 올해 6월 710건으로 감소했다. 의심스러운 계좌를 찾아내는 금융사기 예방률 역시 지난해 13%에서 올해 54%로 높아지는 등 금융사기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계좌를 선별하는 정확도가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선제적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데, AI를 활용한 소비자 보호 성과는

"케이뱅크는 AI를 단순한 업무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소비자 보호의 품질과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하고 있다. 이미 AI와 지식관리시스템(KMS)을 결합한 상담지원 체계를 구축해 상담 과정에서 고객 질의를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담사 개인의 경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고객에게 보다 일관된 답변을 제공하고자 한다.

민원 업무에도 한 단계 더 발전된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오는 11월까지 총 12개 업무영역을 대상으로 '근거탐색–사례탐색–최종답변'을 지원하는 AI 민원대응 체계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법령과 내규, 과거 민원사례 등 여러 정보를 사람이 일일이 찾던 방식에서 벗어나 AI가 필요한 근거와 유사사례를 찾아 담당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금융사기 대응 업무에서도 AI 룰 모델과 업무 처리 절차에 AI를 도입해 판단 속도와 정확도를 함께 높이고 있다.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AI의 속도와 사람의 전문성을 결합하는 것이 케이뱅크의 지향점이다"

-금융사기 차단을 강화할수록 정상 고객이 거래 제한을 겪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인가.

"금융사기 예방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보안과 고객 편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의심 거래를 폭넓게 차단하면 범죄 예방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하는 고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이상거래를 탐지하는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잘못 차단된 거래는 신속하게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셀피(Selfie)'를 활용한 얼굴인증이다. 금융사기가 의심되는 거래라도 고객이 얼굴인증으로 본인임을 확인하면 신속하게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 본인확인에는 약 5~10초 정도 걸린다. 핵심은 기술을 활용해 오탐지를 줄이고, 오탐지가 발생하더라도 고객이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보안을 강화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고객에게 복잡한 인증 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향후 케이뱅크가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려는 과제는 무엇인가.

"테크리딩 기업을 지향하는 만큼 앞으로 금융사기 탐지와 피해 구제에 첨단 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보호를 바라보는 은행의 태도와 원칙이다. 은행은 기업이지만 동시에 사회를 지탱하는 중요한 금융 인프라이기도 하다. 그만큼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금융질서를 지키는 공적인 책임도 갖고 있다. 소비자 보호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잘 수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고객이 피해를 입기 전에 막고, 금융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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