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 관계자와 관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이 보유한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이전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미사일은 미국산 무기로, 제3국에 이전하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이전 요청을 공식 거부하지는 않았지만 승인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여름부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WP에 남아 있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불과 몇 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공하는 위성통신과 조기경보 체계에도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미국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와 스타실드가 일부 전선에서 속도 제한으로 정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안타깝게도 여러 전선에서 해당 장비가 시속 130∼161km 속도에서 멈추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로 인해 군수 보급이 지연되고 중거리 공격 드론과 러시아의 샤헤드 드론을 요격하기 위한 드론 운용에도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조기경보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최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 당시 미국으로부터 첫 번째 공격에 대한 사전 경고를 받지 못했고, 두 번째 공격에 대해서는 미사일이 도착하기 불과 1분 전에야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16발을 발사했다면서 "밤사이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격이 여러 차례 이어졌고, 이번에도 동맹국들의 사전 경고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방공미사일 공급이 차단되는 반면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완화되거나 연기된다면, 이는 안타깝게도 우리 동맹국들이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우크라 종전 압박 의혹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지원 차질이 종전 협상에서 양보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술 고문인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프는 미국이 위성통신과 조기경보 공유를 동시에 제한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와의 협상과 타협을 요구하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지원을 제한했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많은 것을 줬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정보 공유가 "중단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기경보 차질에 대해서는 "소프트웨어 문제"가 발생했다며 미군 유럽사령부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 역시 정보 공유와 동맹국을 통한 무기 지원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지원 차질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양국 관계는 이달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 중단 요구를 거부한 이후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산 경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고 러시아와 경유 공급 확대에 합의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의 잘못된 쪽에 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쩌면 젤렌스키가 다른 사람에게 협상을 맡길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젤렌스키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 젤렌스키는 이 전쟁을 훨씬 오래전에 끝냈어야 했다"며 "그가 내 말을 들었다면 오래전에 훨씬 좋은 합의를 했을 것이고 100만명의 우크라이나 사람이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시아 제재 완화와 우크라이나 지원 차질을 둘러싸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마이클 매콜 공화당 하원의원은 동료 의원 20명과 함께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최근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해제는 크렘린궁의 폭력과 파괴를 더욱 부추길 뿐"이라고 비판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를 재확인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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