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민국 2급 국가기밀인 '수능 출제'를 향한 치열하고도 우당탕탕한 소동극을 담은 블랙 코미디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이 가을 극장가에 출격한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용재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선빈, 유재명, 김영민, 전석호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능, 출제의 비밀'은 수능 출제를 위해 40일간 봉인되는 출제 본부에 얼떨결에 합류하게 된 지방 소도시 국어 교사 맹보람(이선빈 분)이 오탈자도 시비도 없는 "문제없는 문제"를 만들어내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해치지 않아'의 각본가인 이용재 감독의 첫 연출작으로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 이어 이번 작품 역시 '교육'이라는 소재를 다루게 된 바. 이 감독은 "교육 문제에 특별히 관심이 많았다기보다는, 학교와 교육의 공간을 이야기하다 보면 스승과 제자, 어른과 청소년의 관계가 잘 드러나기 때문"이라며 "수학자 때도 그랬지만 이번 수능에서도 '좋은 어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회적 문제가 조금씩 비치는데, 관객들이 이를 부담스럽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코미디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수능, 출제의 비밀'은 올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공식 초청되어 관객들에게 먼저 선을 보였다. 상영 당시 관객들에게 호평 받으며 가을 극장가의 기대작으로도 평가 받았던 바.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관객분들이 많이 웃어주셔서 용기를 얻었지만, 극장 개봉은 또 다른 이야기 같다"며 "극 중 대사를 인용하자면 지금까지가 워밍업이었다면 지금부터가 본게임이다. 많이 떨리고, 잘 되었으면 하는 기대감과 두려움이 교차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 감독은 베일에 싸여있는 '수능 출제 위원'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영화화 하기까지의 과정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영화적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 취재한 요소들과 영화적인 상상력을 버무려냈다는 설명이었다.
이 감독은 "출제위원들이 쓴 책이나 개인적으로 아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취재했다. 영화적 재미를 위해 축소하기도 하고 과장된 부분들도 있다"면서 "치밀한 고증보다는 수능에 대해 국민들이 바라는 지점, 즉 좋은 문제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 대해 고민했다. 다른 분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 주안점을 밝혔다.
엉뚱하지만 패기 하나로 출제 본부의 비밀을 쫓는 현직 국어 교사 맹보람 역을 맡은 이선빈은 이번 작품에서 그야말로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캐릭터의 순수함과 현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을 외적인 아름다움마저 과감히 내려놓으며 맹보람 그 자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순수한 캐릭터를 맡아본 적이 없어 초반에 많이 헤맸고, 어떻게 관객을 설득해야 할지 두려움과 고민이 정말 컸다"고 고백했다.
이어 "처음 모니터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유쾌하게 털어놓으며 "일반 선생님이 지나가면 누군지 모를 것 같은 평범한 맹보람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작 때문에 그을린 피부 톤에 어두운 화장품을 쓰고, 멋 부리지 않고 질끈 묶은 머리를 했다. 예뻐 보여야 한다는 건 싹 다 내려놓고 온전히 맹보람으로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맹보람은 열정이 넘치고 남에게 민폐 끼치기 싫어하는 친구다. 수능 출제 위원들과 만났을 때, 학생들에 대한 진심만큼은 이 공간에서 제일 강한 인물"이라며 "촌스럽고 눈치 없어 보일 수 있는 순간조차 관객들이 밉지 않고 사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말투와 행동을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로 극을 장악해 온 출제위원장 문주열 역의 유재명은 시나리오를 처음 마주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뜻밖의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캐릭터가 가진 이기적이고 속물적인 이면 때문에 한차례 출연을 고사했다는 것이다.
유재명은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수능 출제의 비밀이 뭐지?' 하는 흥미가 생겼고, 관객들도 재미있어할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이미지 변신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진중하고 권위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아온 유재명은 "실제로는 코미디를 너무 좋아한다. 코미디가 매력적인 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상 밖의 웃음과 객석에 주는 위로, 그리고 사회를 객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힘 때문"이라며 "어른들이 그렇게 자기 이익을 챙기려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미소가 지어질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출제위원들이 써낸 지문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는 검토위원장 박경태 역의 김영민 역시 "합숙 촬영을 하다 보니 하루하루 웃지 않은 날이 없었다. 캐릭터들이 모두 살아있어 좋은 앙상블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40일간의 합숙을 문제없이 굴려야 하는 평가원 직원 기준수 역의 전석호는 "이번에도 극 중 여러 상급자를 모셨다. 제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관객들이 상급자를 보는 시선과 비슷할 거라 생각해 거침없이 표현하려 했다"며 "무엇이 '좋은 어른'인지는 모르겠으나 '솔직한 어른들'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극 중 40일간의 합숙이라는 설정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배우들 역시 실제 무주 태권도원에서 숙박하며 동고동락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에서 차곡차곡 쌓인 시간은 카메라 안팎으로 고스란히 이어져 배우들의 끈끈한 앙상블과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하는 일등 공신이 됐다.
이선빈은 "불필요한 이동 시간이 쓰이지 않아 장점이 컸다. 피곤할 때도 선배님들을 만나면 텐션이 높아질 만큼 유쾌하고 행복했다. 영화만큼이나 우리끼리의 케미도 코미디스러웠다"며 현장의 밝은 분위기를 자랑했다.
수능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시점, 배우들과 감독은 전국 수험생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이선빈은 "모든 학생이 피 땀 눈물을 흘리며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조금 더 버티고 긴장하지 마시고 원하는 꿈을 꼭 이루시길 격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감기 걸리지 마시고 본인 역량을 100% 발휘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으며, 김영민은 "모두 생각보다 성적이 훨씬 더 잘 나오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전석호 또한 "어떤 말도 위로가 안 되겠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원하는 바를 이루길 바란다"고 진심을 전했고, 이용재 감독은 "어려운 문제가 나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풀어나가길 바란다"며 격려를 보냈다.
한편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은 오는 10월 28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