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의 추격이 심상치 않다. 창신메모리(CXMT)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최대 6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고, 대규모 흑자 전환도 예고했다. 양쯔메모리(YMTC)는 독자적인 기술로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키우면서 한국 반도체의 아성을 위협하는 형국이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CXMT는 올해 3분기 매출이 1147억~1197억 위안, 우리 돈으로 약 22조9000억~23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 동기 대비 589~619% 급증한 수치다. AI 산업 확산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생산시설 확충과 공정 개선으로 웨이퍼당 생산량과 설비 가동률을 높인 점도 주목해야 한다. CXMT는 확보한 자금과 수익을 추가 투자에 투입해 한국 기업과 격차를 좁히려 할 것이다.
기술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CXMT는 차세대 D램과 저전력 메모리 개발에 속도를 내며 서버용 제품까지 겨냥하고 있다. YMTC 역시 독자적인 적층 기술인 'X태킹'을 발전시켜 고집적 3차원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아직 첨단 메모리의 수율과 양산 안정성, 고객 인증 등에서 넘어야 할 과제가 있지만 현재의 기술 격차가 계속 유지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중국의 자본력과 내수시장, 정책 지원이 결합하면 추격 속도는 더욱 빨라질 공산이 크다.
다만 미래를 비관할 이유는 없다. 한국 반도체 산업이 오늘의 지위에 오른 과정 자체가 후발 주자의 한계를 극복한 역사다. 1980년대 세계 메모리 시장을 주도했던 일본 기업들에 맞서 한국 기업들은 막대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갔다. 기술력과 자본의 열세에도 불황기에 투자를 멈추지 않았고 차세대 제품과 생산 공정에 승부를 걸었다. 그 결과 일본을 추월해 세계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중국의 추격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HBM과 차세대 D램에서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동시에 범용 메모리의 원가 경쟁력도 지켜야 한다. 첨단 패키징과 설계·제조 협력을 강화하고, 소재·장비 생태계와 반도체 인재 기반을 넓히는 일도 시급하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등 생산 인프라를 확충하고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실제 기술 혁신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적 불확실성도 줄여야 한다.
중국의 성장을 얕잡아보는 안일함은 위험하지만 경쟁자의 약진만으로 한국의 경쟁력이 무너질 것처럼 보는 것도 성급하다. 한국 반도체는 수많은 위기와 도전을 통과하며 기술력과 생산 경험, 글로벌 고객 기반을 축적했다. 한국 반도체가 세계 정상에 오른 것은 경쟁자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날 때마다 스스로를 단련하고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저력을 증명해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