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도 제조업 경기는 '흐림'…대기업·중소기업 온도차 뚜렷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제조업체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업체들은 4분기 경기 개선을 예상한 반면 중소업체들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제조업 시황 전망 BSI는 97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7일부터 18일까지 국내 제조업체 150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BSI는 기업들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4분기 매출 전망 BSI는 97로 전 분기(99)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수출 전망 BSI도 101에서 100으로 내려왔으며 설비투자는 100에서 99로 떨어졌다. 재고와 경상이익 전망치는 각각 99와 95로 전 분기보다 1포인트씩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업종별 전망도 엇갈렸다. 무선통신기기(103)와 디스플레이(102)는 매출 전망이 기준치를 웃돌았다. 반면 반도체와 화학은 각각 99, 자동차와 조선, 바이오·헬스는 각각 97에 머물렀다. 철강과 섬유업종의 매출 전망 BSI는 각각 91, 89로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수출 실적을 보면 업종 간 온도차는 뚜렷하다. 산업통상부의 '2026년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9월 반도체 수출은 603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62.8% 급증한 반면 철강은 22억 달러로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섬유 수출은 9억 달러로 7% 감소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 제조업의 수출 회복세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특정 업종의 호황이 제조업 전반의 체감경기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도 확인됐다. 매출액 기준 대형업체의 4분기 경기 전망 BSI는 104로 기준치를 웃돌았지만 중소업체는 95에 머물렀다. 두 집단의 격차는 9포인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전국 제조기업 241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4분기 제조업 BSI는 86으로 전 분기보다 6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인 100에 못 미쳤다. 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영업이익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경영환경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원자재 가격 부담이었다. 산업연구원이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복수응답으로 조사한 결과 원자재 비용 부담 가중이 5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수 약세·재고 누증(38%), 대외 불확실성 지속(36%) 순이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발표한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원화 기준 수입물가는 전월보다 1.7% 상승했다. 9월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배럴당 113.71달러로 전월(88.75달러)보다 28.1%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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