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랑 리팩토리는 2024년 10월을 마지막으로 신차 생산을 중단했고, 지난해 처음 1년 내내 리팩토리만 운영했다. 프랑스에서 차량 에코시스템 전반을 아우르는 공장은 플랑이 유일하다. 2년간 직원들은 총 13만5000시간의 교육을 받았다. 직업을 바꾼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찾은 프랑스 파리 소재 르노그룹 '플랑 리팩토리(Flins Refactory)'에서 한 직원은 이같이 말했다. 플랑 리팩토리는 유럽 최초의 대규모 순환경제형 공장이자, 르노그룹 탈탄소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순환경제란 수리나 재사용, 재제조, 재활용 등으로 자원 소비와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경제 구조를 뜻한다.
과거 신차 조립 공장이었던 플랑 리팩토리는 이제 순환경제 가치를 실현하는 사업을 운영한다. 차량 수명 연장과 배터리 2차 활용, 부품 재제조, 순환경제에 필요한 인력 교육 등이 핵심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직원들은 기존 자동차 제조 업무와는 전혀 다른 일을 하게 됐다.
안전화와 안전조끼를 갖추고 들어선 공장은 검은 때가 묻은 각종 부품이 즐비했다. 다루는 부품 종류만 1만1000개 이상으로, 1년 동안 출하하는 부품 수는 약 32만개다. 그중 자동차 심장인 엔진은 3만개에 이른다. 실제 공장 한 편에선 수리가 끝난 엔진에 연료, 냉각수 등을 넣고 마지막으로 성능을 테스트하며 큰 소리가 들려왔다.
무엇보다 리팩토리 작업의 핵심은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 기술이라고 브리도노 클레르(Bridonneau Claire) 리메이커스 재제조 사업개발 이사는 말했다. 사고 차량이나 고장 난 부품이 입고되면 역으로 원인, 기술적 특성을 원래 제작사 도움 없이 알아내 재정비·조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메이커스는 플랑 리팩토리에서 자동차 부품 재제조를 담당하는 전문회사다.
클레르 이사는 "수리하려면 어려운 리버스 엔지니어링 기술이 필요하지만, 부품 자체를 재사용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예컨대 엔진은 새것보다 재제조한 엔진 가격이 30% 정도 더 싸다"고 전했다. 이어 "전체 판매 부품 중 3분의 2가 다시 만든 '리메이킹(Remaking) 제품'이고 나머지가 새 제품"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자동차의 경우 최대 캐파(Capa·생산능력)를 발휘했을 때 연 7만대를 수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현재 처리량을 계속 늘리고 있고, 아직 100% 생산능력에 도달하지 못해 올해 목표는 4만대다.
작업량의 경우 실시간으로 공장 중앙부에 달린 대형 디스플레이에 표시되고 있었다. 목표량보다 부족하면 붉은색, 이를 넘기면 초록색으로 숫자가 나타났다. 클레르 이사는 "르노그룹이 전체 매출의 약 8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면서도 "향후 다른 브랜드 비중을 확대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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