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산 LNG 수입 2배로 늘어…정부, 알래스카 사업 참여 고심

한화오션이 건조한 친환경 LNG 운반선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이 건조한 친환경 LNG 운반선.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올해 한국의 중동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이 전년보다 66% 이상 감소한 반면 북미산 수입량은 2배 이상으로 늘었다. LNG 수입 구조가 바뀌는 가운데 미국이 한국의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 참여를 압박하면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17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LNG 수입량은 3287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대륙별로는 중동산 수입량이 242만t으로 66.2% 줄었다. 중남미산과 유럽산도 각각 137만t, 142만t으로 17.8%, 12.7% 감소했다.

특히 카타르산 LNG 수입량은 170만t으로 68.6% 줄었다. 올해 4∼6월과 8∼9월에는 수입량이 전혀 없었다. 카타르는 지난해 호주와 말레이시아에 이어 한국의 3위 LNG 수입국이었지만 중동 전쟁 여파로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북미산 LNG 수입량은 782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9% 증가했다. 미국산은 485만t으로 41.7% 늘었고 캐나다산은 297만t으로 587.6% 급증했다.

정부는 중동산 LNG 수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대체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글로벌 공급 정상화 시점이 불투명하고 동절기 수요 확대도 예상되면서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물량 확보 경쟁으로 국제 가격 상승 압력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동아시아 LNG 가격 지표인 JKM은 MM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당 22.0달러로 전월보다 15.2% 상승했다. 유럽 가스 가격 지표인 TTF도 MMBtu당 21.2달러로 17.1% 올랐다.

정부는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국제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기간계약 비중을 늘리는 등 안정적인 수급 환경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전략적 가치도 부각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알래스카 사업에 관한 질의에 "중동 전쟁을 거치면서 새로운 전략적 가치가 생긴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중동산 LNG 도입에 어려움이 생겼고 걸프만에서 출발하는 물량도 파나마 운하 통항 차질로 희망봉을 우회해 들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동안 알래스카 사업 투자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으며 상업적 합리성 없이 투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중동 전쟁 이후 에너지 공급망 측면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사업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막대한 투자비와 불투명한 수익성으로 우려를 낳아 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알래스카 LNG 사업 현지 주관사가 사업 비용을 445억∼545억달러로 추산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연간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100만t당 비용이 22억∼27억달러로, 지금까지 제안된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인허가 지연과 인력난도 사업 추진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알래스카에서 태평양을 통해서 한국에 LNG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경제적 가치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인프라 비용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는지, 투자 시 인수권이나 공급조건을 어떻게 확보할지 등을 다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사업의 상업성을 높일 방안을 놓고 미국과 논의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세 부담 완화 등도 방안으로 거론된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미국 측과 지속해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협상 중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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