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버추얼 R&D 랩'에 마련된 12개 가상 실험실에서는 무선 통신 전파 시뮬레이션과 로봇 작업 경로 생성, 차량 외관 검사 카메라 검증 공정 시연이 이어졌다. 기존 설비 중심의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현실과 가상 공간에서 데이터 기반 공장을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기아 PV5가 터널형 외관검사 비전 점검을 받고 있다.[사진=현대차]
대표적인 사례가 '터널형 외관검사 비전 기술'이다. 차량을 터널 형태의 검사 장치에 통과시켜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외관 상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차량 한 대당 약 5000장의 이미지를 처리해 결함의 위치와 크기까지 파악할 수 있다.
제조 생산공정에서 로봇의 AI 학습이 고도화되고 있다. 이날 시연에서는 로봇이 부품을 집어 옮기는 동작을 약 100차례 학습한 뒤 사람의 조작 없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부품의 위치가 조금 달라져도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연속성을 이어갔다.
AI를 학습한 로봇이 차량 웨더스트립과 도어 가니시를 장착하고 있다.[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로봇의 움직임을 가상공간에서 학습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자동차 문과 차체 사이에서 소음과 빗물 유입을 막는 고무 부품 '웨더스트립' 조립 시연에선 AI를 학습한 로봇이 3차원 비전으로 차량 위치를 파악해 부품을 장착하고 불량 여부까지 확인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작업 움직임이 빨라지는 게 느껴졌다. 일부 라인에선 무인운반차(AGV)를 활용한 물류 자동화 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차 개발 단계부터 생산공정을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달 말 운영에 돌입하는 울산 신공장은 물론 국내외 생산공장에도 관련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의왕연구소에서 열리는 '이포레스트 테크 데이 2026'에서는 관련 기술 200여건을 선보인다.
현대차 직원이 로봇에 부품을 집어 옮기는 동작을 학습시키고 있다.[사진=현대차]
최영태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이포레스트센터장(상무)은 "로봇은 제조 현장의 위험한 작업을 대체해 안전을 보장하고 데이터 기반 작업으로 품질 혁신을 실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인간의 역할은 반복적이고 일률적인 노동에서 판단과 관리의 영역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