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가격 전쟁'… 마운자로 독주 체제 흔들리나

  • 에페 '반값' 카드에 위고비 '건보 급여' 승부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이 '가격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한미약품이 국산 비만약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경쟁 제품의 절반 수준 가격에 내놓은 데 이어,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하고 나섰다. 일라이 릴리 '마운자로'가 사실상 독주해 온 시장 구도가 재편될지 주목되는 이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약 시장은 지난해 8월 출시된 마운자로가 주도하고 있다. 2024년 10월 먼저 국내에 출시된 위고비는 마운자로 출시에 맞춰 가격을 크게 낮추며 맞서 왔다. 두 제품 모두 4주분 가격이 2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비만약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이어서 환자가 약값을 전부 부담한다. 수개월 이상 꾸준히 맞아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한 달 20만원대 비용은 환자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약품은 에페를 4주분 13만원대에 내놨다. 경쟁 제품보다 가격을 절반 가까이 낮춘 것이다. 유통 마진과 의료기관 진료비 등을 감안하면 환자가 실제 부담하는 초기 비용은 14만~2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와 국내 영업망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가격 부담 때문에 투약을 망설이던 환자층을 에페가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위고비는 '급여 진입'으로 맞불을 놨다. 한국노보노디스크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고비의 요양급여 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급여 대상으로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 청소년 비만 환자, 동반 질환이 있는 고도 비만 환자 등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고비는 대규모 임상에서 심혈관 질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위약 대비 20% 낮췄고, 지난해 10월엔 12세 이상 청소년 비만 적응증도 허가받았다. 이런 근거를 앞세워 치료 필요성이 큰 환자군부터 급여를 받겠다는 전략이다.

급여가 적용되면 환자 부담은 크게 줄어든다. 위고비의 4주 기준 시작 용량 공급가는 21만6000원으로, 본인부담률 30%를 단순 적용하면 환자 부담은 6만4800원 수준이 된다. 다만 적용 여부와 시점은 불투명하다. 심평원의 임상적 유용성·비용 효과성 평가를 거쳐야 하고, 비만약에 건보 재정을 투입하는 데 대한 논란도 넘어야 한다.

업계에선 비급여 '저가' 전략을 앞세운 에페와 급여 진입을 노리는 위고비가 맞붙으면서 가격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1위 마운자로가 가격 인하로 대응할지도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에페의 저가 전략과 위고비의 급여 진입 전략이 맞붙는 가운데,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의 가격 체계와 접근성은 향후 몇 달 안에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