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과거 정비구역 해제와 보존 중심의 도시재생 정책으로 주택공급 기반이 약화됐다고 평가하며,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해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서울시는 16일 지난 20년간의 주택공급 정책을 분석한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발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서에서는 과거 정비구역 해제에 따른 주택공급 기반 축소와 도시재생사업의 재정 투입 대비 성과가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2021년 이후 추진된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의 성과를 강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 전체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약 57%인 389곳이 해제됐다. 시는 이 과정에서 약 43만호 규모의 주택공급 기회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해제된 정비구역 가운데 177곳에서는 현재 정비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근거로 당시 정비구역 해제가 노후 주거지의 주거환경 개선 수요를 해소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비구역 해제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미흡했던 사례도 제시했다. 서울시는 해제된 389곳 가운데 66곳은 주민 의견조사 없이 직권해제가 이뤄졌으며, 264곳은 주민 의견조사를 거쳤으나 일부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분류했다. 나머지 59곳에는 주민들이 사업 추진을 희망했지만 일몰제 적용 등으로 해제된 사례가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7개 구역과 사직2구역은 주민 의견조사 없이 해제됐다. 장위15구역에서는 일부 토지등소유자에 대한 우편 송달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신길1구역은 주민 투표 참여율이 12%에 그쳤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정책 변화가 이후 정비사업 착공 물량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정비사업 착공 물량은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호에서 2021~2025년 연평균 1만5000호로 약 48% 감소했다. 시는 정비구역 지정부터 착공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과거 구역 해제와 신규 지정 감소의 영향이 뒤늦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과거 도시재생 정책에 대한 평가도 담겼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비구역 해제 이후 대안으로 추진된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 약 9110억원,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약 1850억원 등 총 1조960억원이 투입됐다. 시는 일부 지역에서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 이후 다시 정비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재정 투입의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2021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추진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공급 기반 확대 정책도 백서에 담았다.
시는 주거정비지수제 폐지와 신속통합기획 도입 등을 통해 정비구역 지정 절차를 개선하고, 사업성 보정계수와 현황용적률 인정 등으로 사업 추진 여건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부터는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를 대상으로 모아주택·모아타운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2021~2025년 신규 정비구역 지정은 172곳으로, 직전 5년인 2016~2020년 77곳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정비구역 지정이 실제 착공이나 입주로 이어지기까지는 조합설립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정비사업 인허가 기간 단축과 사업성 개선, 공정관리를 통해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추진할 계획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과거 사례를 정확한 통계와 근거로 조사하고 문서화·기록화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을 알리고 서울시 주택공급 정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백서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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