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한 건물 내에 설치된 은행 ATM기. [사진=연합뉴스]
중소기업이 은행에서 새로 받은 대출 중 연 6% 이상 금리가 적용된 비중이 1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시장금리가 오른 데다 저신용 기업의 가산금리 부담도 커지면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8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중소기업대출 중 연 6% 이상 금리 비중은 5.7%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2.5%보다 3.2%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2024년 12월 6.8%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1월 3.4%에서 4월 4.8%, 6월 5.0%로 상승했다가 7월 3.9%로 낮아졌지만, 8월 다시 1.8%포인트 뛰었다. 연 5% 이상 대출 비중도 지난해 8월 11.7%에서 올해 8월 21.8%로 확대됐다. 중소기업 신규대출 금액의 5분의 1 이상에 연 5% 이상 금리가 적용된 셈이다.
대기업과의 격차도 벌어졌다. 대기업의 연 6% 이상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0.5%에서 0.9%로 높아졌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비중 격차는 2.0%포인트에서 4.8%포인트로 확대됐다.
고금리 대출 비중이 커진 배경으로는 기업대출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 상승이 꼽힌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금리도 올랐다. 기업대출의 준거금리 중 하나인 은행채 1년물 금리는 8월 말 3.776%로, 지난해 같은 시점의 2.509%보다 1.267%포인트 높았다.
저신용 기업은 가산금리 부담도 커졌다. 올해 6~8월 취급된 5대 은행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1~3등급 평균금리는 연 3.8%로 전년 동기보다 0.12%포인트 오른 반면, 7~10등급은 연 10.31%로 0.39%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비교 기간 가산금리는 1~6등급에서 평균 0.29%포인트 낮아졌지만, 7~10등급에서는 1.25%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대출 현장에서도 중소기업의 금리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통 수준의 신용도를 가진 중소법인도 최근 대출금리가 연 5% 후반부터 시작하는 추세”라며 “이날 실행한 대출 중에는 연 6.31%가 적용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대출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커지고 원자재 구입과 임금 지급 등에 필요한 운전자금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는 고용과 연구개발(R&D),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경쟁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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