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추진하는 '녹색생활 촉진 사업'이 일상 속 탄소 감축이라는 취지와 달리 실효성 없는 탁상행정으로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40번 '지속가능 미래를 위한 탄소중립 실현' 중 탄소중립포인트제 인센티브 강화, 국정과제 42번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 중 제로웨이스트매장(알맹상점) 확대와 관련한 녹색생활 촉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민이 일상에서 실질적인 탄소 감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감축 효과와 실천 난이도를 기반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이 의원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탄소중립포인트 인센티브 전체 지급액은 2021년 104억 5400만원에서 2024년 370억 7300만원, 2025년 349억 19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기술원이 국민에게 직접 포인트를 지급하는 '녹색생활 실천' 분야의 지급액은 2022년 21억 7500만원에서 2025년 150억 16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예산 투입 규모만 보면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국민이 실제로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참여 인프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새로 만든 실천 항목 대부분은 참여 기업이 5곳을 넘지 못했다. 특히 '일회용컵 반환', '가정용 태양광 설치', '재생원료 사용제품 구매', '장바구니 이용', '개인용기 식품 포장' 등은 참여 기업·기관이 단 1곳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상황이 국민의 실천 자체를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순환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로웨이스트 매장 확대 사업 역시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기술원은 제로웨이스트 매장에 대한 별도의 법적 정의나 전체 통계 없이 단 22개 매장만 간접 지원하는 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대상의 범위조차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 큰 논란은 국회 업무보고에서 약속한 내용이 후퇴했다는 점이다. 기술원은 '제로웨이스트 매장 내 그린카드 혜택 제공 시스템 구축'을 약속했으나, 소규모 매장의 포스(POS) 시스템 부재 등을 이유로 '이벤트성 지원'으로 축소해 이행하겠다고 답변했다. 시스템 구축이라는 당초 약속이 일회성 행사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철규 의원은 "생활 속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실천을 하는 것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사업의 가치를 인정했다. 다만 "수백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도 정작 국민이 실천할 수 있는 인프라는 단 1곳에 불과한 현실은 사업의 본래 의미마저 퇴색시키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거창한 계획을 보고해 놓고 정작 실효성 없이 이벤트성으로 사업을 관리하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국정과제라는 명분에만 갇힐 것이 아니라 실제 녹색생활 품목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고, 참여 기업과 기관을 대폭 확대해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정감사를 계기로 불거진 녹색생활 촉진 사업의 실효성 논란이 참여 기업 확대와 제로웨이스트 매장 지원 체계 정비 등 실질적인 제도 보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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