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중국산 부품을 이용해 사거리 약 2000㎞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을 자체 생산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분쟁무기조사기구(CAR)는 최근 보고서에서 후티가 이란의 정밀유도 탄도미사일 '케이바르 셰칸'을 본뜬 미사일을 제작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로부터 핵심 부품을 조달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란이 2022년 처음 공개한 케이바르 셰칸은 최대 사거리가 약 2000㎞에 달하는 미사일로, 이번 전쟁에서도 중동 내 미군 기지 공격에 사용됐다. 탄두부가 비행 종말 단계에서 동체와 분리된 뒤 마하 8의 속도로 목표물에 접근하며, 방향을 바꿔 방공망을 회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CAR에 따르면 후티가 반입한 물품에는 미사일 엔진과 기체에 사용되는 맞춤형 금속 부품, 제어날개, 고체연료 로켓 모터 부품 등이 포함됐다. 미사일 시험 장비와 비행 중 발생하는 초고온으로부터 기체를 보호하는 내열 소재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예멘 정부가 일반 화물에 숨겨진 미사일 관련 장비 2건을 압수한 뒤 올해 7월 CAR에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CAR의 파비안 힌츠 선임분석가는 "중국산 부품을 수입했다는 사실은 후티가 이미 미사일을 자체 생산하고 있거나 생산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다만 후티의 무기 생산시설이 철저히 위장돼 있어 실제 생산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후티는 그동안 이란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의존해왔지만 최근 자체 무기 생산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2015~2019년에는 이란과 헤즈볼라로부터 완성된 미사일을 분해한 상태로 들여와 재조립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2020~2023년에는 이란산 부품을 활용해 미사일을 조립·개량하고 '부르칸', '쿠드스' 등 자체 명칭을 붙여 운용했다.
최근에는 이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군사용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이중용도 부품 공급망을 확보하면서 미사일과 드론의 자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안보 자문기관 바샤리포트 설립자인 무함마드 알바샤는 "후티는 수년간 이란과 헤즈볼라에 의존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자체적으로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조직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산 부품이 후티의 무기 개발에 핵심적인 공급원으로 부상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은 후티가 미국의 제재 대상임에도 최근 압수된 후티행 물품 가운데 중국 기업에서 출발한 화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유엔 예멘제재 전문가 패널 출신인 헨리 톰슨은 "후티가 최소 2년 전부터 중국에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부품을 수입했다는 증거가 있다" "후티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확보하면 더 큰 탄두를 탑재해 사우디아라비아 내륙 깊숙한 지역까지 공격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훨씬 더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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