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의 역설] 원화는 오르는데 증시는 하락…외국인 매도에 흔들리는 코스피

  • 하반기 들어 원화 가치 15.8% 상승

  • 외국인 55조원 순매도에 주가 급락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외국인 '셀코리아'에 하락세다. 통상 원화 강세가 외국인 자금 유입과 증시 상승을 동반하던 흐름과 달리 최근에는 원화 가치와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오후 3시 30분 기준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15.77% 상승했다. 6월 말 1540원대였던 환율은 최근 1330원대까지 내려왔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주요 배경은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기업들이 확보한 달러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환율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거세지고 있다. 하반기 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누적 55조4824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8.42% 하락했다.

원화 강세와 증시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과거 흐름과 대조적이다. 통상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원화 수요가 늘고 증시에도 매수 자금이 유입된다. 원화 강세와 코스피 상승이 동반되는 배경이다.

반대로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투자금을 회수하면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 수요가 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출업체의 달러 공급이 확대되는 동시에 외국인 주식 매도가 커지면서 이 같은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다.

원화 강세는 기존 외국인 투자자가 원화 자산을 달러로 환산할 때 수익률을 높여주는 요인이다.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에 환차익까지 더해지면서 매도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의 수익성 부담도 변수다. 달러로 벌어들이는 수출대금의 원화 환산 가치가 낮아져 이익 증가 폭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이 가격과 물량 모두 증가하는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여타 통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 폭이나 변동성이 유독 뚜렷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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