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쑨정차이 사태에도 살아남았던 황치판 낙마 충격

황치판 전 충칭시 시장 사진로이터연합
황치판 전 충칭시 시장 [사진=로이터·연합]
황치판(黄奇帆) 전 중국 충칭(重慶)시 시장이 결국 당국의 사정망에 걸려들었다. 보시라이(薄熙来)와 쑨정차이(孫政才)라는 두 명의 전도유망한 충칭시 당서기가 잇따라 낙마하는 와중에도 건재했던 그가 시장직에서 물러난 지 약 10년 만에 조사를 받게 되자 중국 사회가 충격을 받고 있다.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13일 밤 황 전 시장이 엄중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기율 심사와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발표문에 충칭시 당위원회 부서기와 시장이라는 과거 직함이 명시되면서 재임 시절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황치판은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관료 출신 전문가다. 상하이에서 푸둥신구 개발 업무를 맡았던 그는 2001년 충칭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7년 충칭시 당서기로 보임한 보시라이가 량장신구 개발을 위해 2010년 황치판을 충칭시 시장으로 승진시켰다. 황치판은 IT산업 육성과 국제철도 물류망 구축,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을 추진하며 충칭의 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그의 정치적 생존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2012년 보시라이가 낙마했지만 황치판은 시장직을 유지했다. 2017년에는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던 쑨정차이마저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충칭 관료사회에 대대적인 사정과 인사 후폭풍이 몰아쳤지만 황치판은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2016년 말 시장직에서 물러난 뒤 전국인민대표대회 재정경제위원회 부주임위원 등을 거쳐 경제 전문가로서 활동 반경을 넓혔다. 

은퇴 후에도 그는 각종 포럼과 강연, 언론 기고를 통해 중국 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장 개혁을 주문했다. 부동산과 금융, 산업정책을 데이터에 근거해 설명하는 그의 직설적인 화법은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는 배경이 됐다. 중국 내에서는 청렴하고 유능하며, 개혁적인 경제 관료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 황치판이 퇴임 약 10년 만에 조사를 받게 되자 중국어권 온라인에서는 놀라움과 의문이 쏟아졌다. 중국어권 SNS에서는 "보시라이와 쑨정차이가 낙마했을 때도 무사했던 그를 이제 와서 조사하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또한 "청렴한 관료인 줄 알았는데 부패 문제가 있었다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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