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문가 긴급진단] 반도체 투톱 붕괴한 코스피…"내년 상반기까지 박스권 갇힐 것"

  • "반도체, 이익 기울기 급등 어려워" vs "시장이 과민 반응"

  • "칠천피 회복도 쉽지 않아"…"저점은 5000 중후반"

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5대로 급락했지만 6000선을 겨우 지켜냈다 연합
1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 및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크게 흔들리면서 5%대로 급락했지만, 6000선을 겨우 지켜냈다. <연합>

공포가 엄습한 하루였다. 장중 7% 가까이 급락한 코스피는 간신히 6000선을 지켜냈지만,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주가에 개미들의 한숨은 깊어졌다. 이날 코스피 상장종목 중 3분의 2가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5000조원 밑으로 뚝 떨어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향후 반등 시점과 폭을 두고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공지능(AI) 과잉투자 우려 등에 시장이 과민 반응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반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제기됐다.
 
"낙폭 과도" vs "반도체 의구심 실존"
13일 본지가 증시 전문가 6명에게 긴급 진단을 의뢰한 결과 국내 증시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의견은 크게 갈렸다. 시장이 AI와 반도체 관련 악재에 과민 반응하고 있다는 견해와 반도체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 맞섰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AI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AI 분야의 과잉투자 우려에 과민 반응했다고 진단했다. 박 센터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코스피 이익이 견조하고 밸류에이션도 이미 낮은 상황에서 투자심리 악화와 AI 과잉투자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의 급락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시장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 추정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미래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는 오히려 꺾이고 있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경기순환 산업이라는 의심을 완전히 지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서버용 DDR5 연내 출시 소식으로 공급 증가와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가 부각된 점도 주가에 강한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CXMT가 미세공정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성과를 내겠다는 소식에 시장이 반응했다"며 "CXMT의 성공 여부와 별개로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시장의 특성이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로운 악재가 등장해 급락했다기보다는 그동안 누적된 악재에 따른 실망 매물이 크게 나온 영향"이라며 "코스피는 다른 나라 증시보다 반도체 비중이 크기 때문에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국채 금리 상승과 오픈AI에 대한 실망이 존재한 상황에서 CXMT 소식까지 겹친 여파"라고 분석했다.
 
증시전문가들 코스피 전망
증시전문가들 코스피 전망

"단기조정 후 반등" vs "내년 초까지 박스권"
향후 주가 향방을 두고도 전망은 엇갈렸다.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단기 조정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왔다. 내년 2분기 이후 시장 상황이 개선될 수 있을지를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이진우 센터장은 "펀더멘털 자체에 새로운 악재가 생긴 것은 아닌 만큼 시장은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본다. 지금 반도체 사이클이 꺾였다고 볼 근거도 많지 않다"며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업황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는 구간인데, 결국 실적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내년 전망이 시장이 원하는 수준의 그림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향후 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연주 센터장도 "AI 투자 규모가 너무 커지다 보니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AI는 산업혁명 수준의 생산성 혁명인 만큼 투자는 유효하다"며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향후 3~4년간 대규모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잠재력도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실상 반도체가 주도하는 주가 상승 국면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봤다. 신 센터장은 "시장은 이미 내년에 상황이 좋다는 점을 알고 있고 이를 주가에 반영했다"며 "마진이나 이익 모멘텀이 지금이 정점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의 기울기가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는 수준의 전망이 나와야 박스권을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내년 실적 전망만으로는 그 수준에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센터장은 내년 2분기까지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스피는 6000~7000 사이에서 횡보할 것"이라며 "7000까지 올라가려면 현재 지수 기준으로 약 20% 상승해야 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양지환 센터장은 "올해 4분기에는 큰 폭의 하락보다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코스피 5000대 중후반을 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반등 동력이 부족하지만 내년 1분기가 지나면 전반적인 매크로 불안 요인이 완화되면서 시장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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