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CEO "AI 투자자들, 투자 대상도 몰라…카지노에 있는 것과 같아"

  • AI 투자 과열·수익성 불확실성 경고…자금 조달도 성장 걸림돌

혹 탄 브로드컴 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혹 탄 브로드컴 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투자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당수 투자자가 자신이 투자하는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혹 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투자 과열을 경고했다.

탄 CEO는 특히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비롯한 최첨단 AI 기술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투자에 뛰어드는 움직임을 비판했다. 그는 "많은 투자자가 자신이 무엇에 투자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며 "극단적으로 높은 기대치를 설정했다가 결국 자신들이 카지노에 있는 것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지적했다.

탄 CEO는 AI 기업들이 매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막대한 모델 학습비용과 데이터센터 투자로 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픈AI의 지난 9월 연환산 매출이 500억 달러(약 67조원)에 근접한 점을 언급하며 사업 모델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장기적인 수익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탄 CEO는 "현재도 모델 학습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적자를 내고 있다"며 "따라서 현시점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최첨단 생성형 AI 모델을 제공하는 사업에 상당한 매출 성장 잠재력이 있다는 점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최신 AI 모델과 개인용 AI 비서 서비스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탄 CEO는 기업들의 AI 도입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AI 모델 개발업체들이 단순히 기술을 시험하는 고객보다 실제로 AI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렸을 때 오락실에 가서 게임을 한다고 생각해보라. 부모님이 10달러어치 게임 토큰을 주면 10분 만에 다 써버리고도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며 "지금 기업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바로 이와 같다"고 말했다.

이는 기업들이 AI 기술 도입과 활용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실제 생산성 향상이나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성과는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탄 CEO는 향후 AI 산업 성장의 최대 걸림돌로 자금 조달 문제를 꼽았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반도체 웨이퍼와 메모리칩의 공급 부족 문제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사업 확장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더 큰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이날 토론에 참석한 립부 탄 인텔 CEO는 AI 인프라 구축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관련 하드웨어 공급 부족이 앞으로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다른 분야보다 먼저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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