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나눠먹고 들러리 입찰…공정위, 교복대리점 10곳에 과징금 1억원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경기 용인과 울산, 경북 영천의 교복대리점들이 중·고등학교 교복 구매입찰에서 낙찰업체와 입찰가격을 미리 정한 사실이 공정 당국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경기 용인과 울산 남구, 경북 영천 등 3개 지역의 교복대리점 10곳이 총 19개 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한 교복 구매입찰 51건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억2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담합에 참여한 업체들은 스마트학생복과 아이비클럽, 엘리트학생복, 쎈텐학생복, 스쿨룩스 등의 지역 대리점이다.

교복 학교주관구매 제도는 학교가 입찰을 통해 납품업체를 선정하고 학생들에게 교복을 일괄 공급하는 방식이다. 시·도교육청이 정한 상한가격 범위에서 입찰이 진행된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대리점들은 대면 모임이나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을 통해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사전에 합의했다.

가장 많은 과징금이 부과된 곳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다. 스마트학생복 용인점과 아이비클럽 용인점, 엘리트학생복 용인점, 쎈텐학생복 용인점 등 4개 대리점은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8개 학교의 교복 구매입찰 15건에서 담합했다.

스마트학생복 용인점은 2022년 유찰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대리점에 들러리 입찰을 요청했다. 2023년부터는 낙찰을 희망하는 학교 목록을 문자메시지로 전달해 경쟁업체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일부 입찰에서는 가격까지 사전에 합의하면서 예정가격 대비 평균 98.29%에 달하는 낙찰률로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는 이들 4개 대리점에 과징금 7200만원을 부과했다. 스마트학생복 용인점에 3900만원, 아이비클럽 용인점에 1800만원 등이 부과됐다.

용인시 기흥구에서도 지난해 8월 스마트학생복 신갈점과 스쿨룩스 기흥점이 중학교 교복 입찰에서 낙찰업체와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스마트학생복 신갈점이 단독 응찰로 인한 유찰을 막기 위해 들러리 참여를 요청한 것이다. 공정위는 해당 사건이 1건의 입찰에서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 없이 시정명령을 내렸다.

울산 남구에서는 아이비클럽과 스마트학생복 대리점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6개 학교의 입찰에서 낙찰업체와 가격을 합의했다. 과거 같은 사업체에서 일하며 친분을 쌓은 대리점 대표들이 낙찰업체를 정한 것으로, 공정위는 두 업체에 과징금 900만원을 부과했다.

경북 영천에서는 더욱 장기간에 걸친 담합이 적발됐다. 스마트학생복 영천점과 엘리트학생복 영천점은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개 학교의 교복 구매입찰 29건에서 낙찰예정자와 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했다. 이들은 학교별로 번갈아 낙찰받는 '낙찰 순번제'를 운영하던 중 덜미를 잡힌 것으로, 공정위는 두 업체에 과징금 2100만원을 부과했다.

지역마다 담합 방식은 달랐지만 경쟁을 통해 교복 납품가격을 낮추도록 설계된 학교주관구매 제도를 무력화한 것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별 납품권을 나눠 갖는 방식이 수년간 이어져 가격경쟁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16개 시·도교육청과 협의하여 교복 입찰 정보를 공정위에서 운영 중인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과 연계해 교복대리점의 담합 징후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며 "교복 입찰담합이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위인 만큼 앞으로도 법 위반 여부를 적극 조사하고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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