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서비스 가입자가 1100만명, 선수금 규모가 1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상조회사의 부실 운영에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고객 돈이 상조업체 대주주 등의 사익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엄단하기 위해서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등록된 상조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는 76곳, 계약자수는 1131만명으로 집계된다. 소비자가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미리 납부한 선수금 규모만 11조3544억원에 달한다.
그간 상조회사는 선수금 50% 예치, 최소 자본금 요건 15억원 이상 등의 규제를 받지만, 자본 건전성을 상시로 공시하거나 감독을 받을 의무는 없었다. 이에 선수금을 지배주주나 그의 배우자, 계열사, 임원 등에 대여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선수금으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해 큰 손실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났다.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이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상조 분야 선수금의 불투명한 관리 등 불합리한 거래 관행 등을 적극 개선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선수금 관리에 '메스'를 대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업계에서는 지난 9월 8일 시행에 돌입한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부실한 선수금 관리에 최소한의 안전 장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 할부거래법은 선불식 할부거래업자의 지배주주·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가 자본금의 50%로 제한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신용공여 현황에 대한 분기별 공시·보고를 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지난 9월 30일 주요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들을 불러 모아 간담회를 갖고 업체들이 신용공여 회수계획을 수립하는 등 개정 할부거래법 준수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형 로펌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개정된 할부거래법은 상조업체의 운영을 양성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법 개정 이후 상조회사들이 약관이나 운영 규정을 소비자를 위해 더욱 촘촘하게 바꾸고 있다”고 짚었다.
상조업체의 부실 운영은 폐업으로 이어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근 5년간 폐업했거나 등록이 취소된 상조회사는 22개 업체로, 이들이 보유했던 선수금 규모는 5661억7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조회사가 폐업했을 때 미리 납입한 금액의 최대 절반을 돌려받을 수 있는 피해보상금 제도가 시행 중이지만, 제도가 잘 알려지지 않아 청구 기한을 넘기는 사례도 있다. 감사원과 공정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소비자들에게 돌아가지 못한 피해보상금은 102억원으로 집계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