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추가 상향을 검토하면서 은행권의 자본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이 높아진 데 이어 내년에는 위험가중자산 산출 하한도 올라갈 예정이다. 추가 규제까지 현실화하면 은행들이 기존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주담대를 늘리는 데 부담이 커질 수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담대 위험가중치 추가 상향 여부에 대해 “시장 상황을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부터 내부등급법 적용 은행에 대해 신규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높였다.
위험가중치는 대출·투자자산의 위험 수준을 반영하는 비율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같은 금액을 대출해도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난다. 자기자본이 그대로라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이 낮아져 은행은 자본을 확충하거나 위험가중자산 증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내년에는 내부모형으로 산출한 RWA 하한을 정하는 ‘아웃풋 플로어’도 높아진다. 내부모형 산출액이 표준방법으로 계산한 RWA의 일정 비율을 밑돌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로, 적용 비율은 올해 65%에서 내년 70%, 2028년 72.5%로 올라간다. 내부모형으로 산출한 RWA가 높아진 하한에 못 미치는 은행은 자본비율 관리에 추가 부담을 받을 수 있다.
은행권의 위험가중자산은 이미 증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RWA는 전 분기보다 42조6000억원(1.7%) 늘었다. 같은 기간 보통주자본은 8조8000억원(2.2%) 증가했다. 보통주자본 증가율이 RWA 증가율을 웃돌면서 6월 말 보통주자본비율은 13.62%, 총자본비율은 15.77%로 각각 0.12%포인트, 0.03%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자본비율은 개선됐지만 추가 규제로 RWA가 늘어나면 기존 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자본 확보가 필요해질 수 있다. 은행별 영향은 주담대 규모와 적용 위험가중치, 자본 여력에 따라 달라진다. 자본 여력이 제한적인 은행일수록 주담대 증가 속도와 대출 구성 조정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자본 관리는 당국이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 과정에서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기업대출 역시 차주의 신용도와 담보·보증 여부에 따라 자본 부담이 달라지는 만큼 은행들이 자본 부담이 작은 대출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규제가 강화될수록 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 과정에서도 자본 부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생산적 금융 역시 우량 기업과 보증부 대출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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