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희의 SNS 속 세상] "밤 10시에 청소기 돌리는 게 그렇게 잘못?"…아파트 '청소 시간' 놓고 갑론을박

사진챗GPT
[사진=챗GPT]

"밤 10시에 청소기를 돌리는 것도 층간소음인가요?"

늦은 시간 아파트에서 청소기를 사용하는 문제를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에서 오후 8시 30분경 청소기를 돌리는 게 개념 없는 짓이냐"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청소기를 열심히 밀고 있는데 시끄럽다고 연락이 왔다. 오후 8시 30분이면 늦은 밤도 아닌데 그러면 공동주택에서 살지 말아야 한다. 너무 예민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연은 있었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윗집에서 약 6개월 동안 밤 10시 30분에서 11시 30분 사이 청소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단순히 청소기 모터 소리만 들리는 것이 아니라 의자나 책상을 옮기는 듯한 '쿵' 소리와 바닥을 긁는 소리까지 들려 가족이 잠에서 깨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밤 10시가 넘었다면 청소기는 다음 날 돌리는 것이 맞다"며 작성자의 불편에 공감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아파트는 혼자 사는 공간이 아니다", "밤에는 작은 소리도 훨씬 크게 느껴진다", "청소기를 돌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10분이지만 아래층은 그 시간 내내 진동을 들어야 한다", "한두 번이면 몰라도 매일 같은 시간이라면 충분히 스트레스받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늦은 시간 청소기 사용이 더욱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왔다.

"밤 9시 넘어서 겨우 아이를 재웠는데 위에서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하면 난감하다", "아이들은 한 번 깨면 다시 재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청소해야 하는 사정도 이해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집이 있다는 것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일찍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새벽 5~6시에 일어나야 하는 사람에게 밤 10시 30분은 이미 취침 시간이다", "본인이 늦게 잔다고 다른 집도 늦게 잘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공동주택에서는 자기 생활패턴만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밤 10시 정도의 청소까지 문제 삼는 것은 지나치게 예민한 것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퇴근 시간이 늦은 직장인의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회사에서 퇴근하고 저녁 먹고 설거지까지 하면 밤 9~10시가 된다", "맞벌이 부부는 평일에 청소할 수 있는 시간이 사실상 밤밖에 없다", "청소기 10분 돌리는 것까지 민원을 넣으면 공동주택에서 아무것도 못 한다", "밤 12시나 새벽 1시라면 문제가 있지만 10시를 무조건 늦은 시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청소기를 돌리는 '시간'보다는 청소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늦은 시간이라도 짧은 시간 조심스럽게 청소기를 사용하는 것과 청소를 하면서 의자와 식탁, 소파 등을 끌고 다니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청소기만 조용히 5분 돌리는 것과 가구를 다 밀어가며 30분 청소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청소기보다 의자 끄는 소리 때문에 더 놀란다", "늦게 청소해야 한다면 청소기 헤드를 바닥에 세게 부딪히지 않는 정도의 배려는 가능하다"고 했다.

청소기 사용 시간을 몇 시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의견은 제각각이었다.

"밤 8시 전까지가 적당하다", "9시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10시까지가 마지노선이다", "10시도 충분히 생활시간이다", "11시 전까진 괜찮다" 등 각자의 생활패턴에 따라 기준이 크게 갈렸다.

일부에서는 "시간을 딱 정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같은 밤 10시라도 금요일 밤과 평일 밤의 체감이 다를 수 있고, 5분 정도 짧게 사용하는 것과 30분 넘게 사용하는 것도 같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층간소음 문제에서 야간 시간은 실제 기준에서도 별도로 구분된다.

현재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를 주간,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를 야간으로 나누고 있다. 직접충격 소음은 1분간 등가소음도 기준 주간 39dB, 야간 34dB이며 공기전달 소음은 5분간 등가소음도 기준 주간 45dB, 야간 40dB로 정해져 있다.

공동주택관리법 역시 입주자 등이 뛰거나 걷는 동작이나 음향기기 사용 등으로 발생하는 소음으로 다른 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해 주민은 관리주체에 소음 발생 사실을 알리고 필요한 조치를 권고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다만 '밤 10시 이후 청소기 사용은 무조건 불법'이라는 식으로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층간소음 여부는 발생 형태와 지속시간, 측정 소음도 등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도 법적 기준을 따지는 것보다 결국 이웃 간 배려의 문제라는 의견이 많았다.

누리꾼들은 "법에 걸리지 않는다고 매일 밤 시끄럽게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조금만 소리가 난다고 모두 민원을 넣는 것도 과하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지 않으면 아파트에서 살기 어렵다"고 했다.

또 "내 집에서는 작은 소리라도 구조에 따라 다른 집에는 크게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윗집도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닐 수 있고 아랫집도 괜히 예민하게 구는 게 아닐 수 있다", "한 번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결국 청소기 논쟁 역시 하나의 정답을 찾기 어려운 '공동주택 생활의 경계선'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늦게 퇴근한 사람에게 밤에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어렵지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쉬거나 잠든 이웃에게 반복적으로 소음을 감수하라고 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지금도 "밤 10시 이후 청소기는 민폐다", "10시는 충분히 생활시간이다", "청소기는 괜찮지만 가구까지 끌면 안 된다", "매일 반복하는 것과 가끔 돌리는 건 구분해야 한다", "아파트에 사는 이상 어느 정도 생활소음은 서로 이해해야 한다", "생활소음도 시간대에 따라 조심하는 게 공동주택의 기본"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퇴근 뒤 겨우 확보한 '청소할 수 있는 10분'이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마치고 잠들려는 순간 갑자기 천장에서 들려오는 '불청객 같은 10분'인 셈이다.

아파트에서 청소기를 돌릴 수 있는 시간은 과연 몇 시까지일까.

'내 집에서 이 정도도 못 하나'와 '내 집에서 편히 쉴 권리도 있다'는 두 주장이 맞부딪히면서, 공동주택에서 허용되는 생활소음의 선을 어디에 그어야 할지를 둘러싼 논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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