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증시 상승 영향에 한은 외화자산 운용수익 '역대 최대'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지난해 외화자산을 운용해 벌어들인 수익이 17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유가증권 가격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운용수익이 1년 만에 4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운용수익률은 공개되지 않아 환율 효과를 제외한 실제 투자 성과를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의 외화자산 운용수익은 1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2조8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32%)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외화자산 운용수익은 한은이 직접 운용하거나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한 자산에서 발생한 이자·배당과 유가증권 매매손익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운용비용을 반영한 뒤 원화로 환산해 집계한다.

한은의 외화자산 운용수익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8조원대를 유지하다 2019년 11조8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2020년 13조5000억원, 2021년 13조8000억원까지 늘었지만 2022년에는 3조9000억원으로 급감했다. 2023년 4조9000억원으로 반등한 뒤 최근 들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 3월 발표한 '2025년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도 15조3275억원으로 전년(7조8189억원)보다 7조5086억원 증가했다. 외환매매익과 유가증권매매익, 이자수익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외환매매익은 전년보다 5조1539억원, 유가증권매매익은 1조1879억원 각각 증가했다.

외화자산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말 외부 위탁자산 비중은 25.5%로 2016년(18.0%)보다 7.5%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직접 운용자산 비중은 82.0%에서 74.5%로 낮아졌다.

한은은 지난해 주식을 직접투자 대상으로 새롭게 포함해 제한적인 범위에서 투자를 시작했다. 해외 자산운용사와 한국투자공사(KIC) 등에 맡기는 위탁운용 외에 직접 운용 전략도 다변화한 것이다.

외환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에도 무게를 뒀다.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 비중은 10.6%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 연차보고서에서도 현금성자산 비중은 2024년 8.0%에서 지난해 10.6%로 2.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외화자산의 97.0%를 신용등급 A등급 이상 채권으로 운용하는 등 수익성보다 안전성과 유동성을 우선하는 기조도 유지했다.

문제는 운용수익 증가가 실제 투자 실력 개선을 얼마나 반영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은은 외환보유액 운용의 안전성과 시장 안정 기능을 고려해 구체적인 수익률과 전체 운용자산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외화자산 운용수익은 원화 환산액인 만큼 환율 변동의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원화 기준 수익 증가만으로 달러화 기준 투자수익률이 같은 폭으로 개선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종욱 의원은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와 실질적인 운용 성과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한은이 외환시장 관련 기밀을 보호하면서도 국회의 운용성과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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