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는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경유·등유 담합 사건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피심인들에게도 송부했다고 7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과 제재 의견을 담은 문서로 본격적인 심의 절차가 개시된 것이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올해 3월 초까지 휘발유·경유·등유의 입금가와 확정가, 판매정책 등 가격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입금가는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제품을 공급할 때 잠정적으로 적용하는 가격이다. 이후 내달 초 최종 가격인 확정가를 정해 차액을 정산한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거래 상대방에 적용되는 민감한 가격 정보를 지속적으로 주고받았다고 판단했다.
공정 당국이 파악한 관련 매출액은 약 44조1000억원이다. 대부분은 약 4년간 이어진 정보교환 행위에서 발생한 매출이다. 직접적인 가격 담합과 관련된 매출은 3월 두 차례의 합의에 한정돼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사관은 두 회사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 담합과 정보교환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위반행위가 지난 3월 종료된 만큼 개정 전 과징금 고시가 적용돼 10.5% 미만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단순 계산할 경우 4조6305억원으로, 4조6000억원대에 육박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실제 부과기준율과 관련매출액 범위, 가중·감경 여부 등은 향후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확정된다. 오 국장은 "과징금은 위원회가 심의를 거쳐 위반행위의 중대성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해 판단하는 만큼 현재 구체적인 금액을 말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번 사건 대상인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약 49%다. 국내 휘발유·경유·등유 시장은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S-OIL 등 4개사가 98%를 차지하고 있다.
오 국장은 "GS칼텍스와 S-OIL에 대해서도 현장조사와 관계자 진술조사 등을 벌였지만 법 위반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시장점유율인 49%는 낮지 않은 시장점유율이고, 충분히 시장의 경쟁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피심인들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이내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고 증거자료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위원회를 열어 법 위반 여부와 최종 과징금 등 제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SK에너지는 이와 관련해 "공정위 심사보고서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전원회의 등 심의 절차에 성실히 임해 사실관계와 회사의 입장을 충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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