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리포트] 美 무역적자 1056억달러, 17개월 만에 최대…AI 투자 붐의 '역설'

  • 반도체 등 AI 인프라 수입 급증…골드만, 3분기 성장률 3.4→3.1% 하향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미국의 무역적자가 17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반도체 등 관련 제품 수입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AI 투자가 미국 증시와 달러 강세를 떠받치는 동시에 무역수지와 성장률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8월 무역수지는 105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반도체를 비롯한 AI 인프라 구축 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수입이 급증한 것이 무역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AI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가 미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지만, 단기적으로는 해외 제품 수입을 늘리며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무역수지 악화를 반영해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4%에서 3.1%로 0.3%포인트 낮췄다. 

반면 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AI 투자 기대가 미국 자산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순국제투자포지션(NIIP)이 전 세계 순채권국 자산 합계의 80%에 육박한다며, AI 성장 기대에 따른 글로벌 투자자금의 미국 증시 유입이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변동 위험에도 미국 주식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증시도 AI 관련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6일 S&P500지수는 전일보다 0.58% 오른 7818.9를 기록했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AI 관련 대형주의 실적 기대가 증시를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AI 투자 기대가 꺾일 경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포지션을 줄이는 과정에서 달러 매도까지 동반될 수 있어 증시와 달러가 동시에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상 금융시장 불안 때 달러가 안전자산 역할을 해왔지만, AI 버블 자체가 조정의 원인이 될 경우에는 달러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AI 투자 붐이 당분간 성장과 자산가격을 떠받치겠지만, 1056억달러까지 확대된 무역적자가 보여주듯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역시 커지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AI 투자 효과가 생산성 향상과 기업 실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가 향후 미국 성장률과 달러 흐름을 가를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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