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상 칼럼] 또 불거진 아시안게임 병역특례…'국위선양' 기준 다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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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막을 내렸지만 메달의 기쁨보다 병역특례 논란이 더 크게 들린다. 남자 축구 대표팀이 4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직후 한 선수는 로커룸에서 전역모를 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다른 선수는 메달보다 군 면제만 보고 뛰었다고 말했다. 당사자들이 사과했지만 군 복무 중인 또래 장병들의 허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로서 경솔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다만 몇몇 선수를 나무라는 데서 그칠 일은 아니다. 대회 때마다 같은 논란이 되풀이되는 데는 제도의 책임이 크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에 따라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는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다. 34개월 동안 자기 종목에서 활동하며 544시간의 공익복무를 이행하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축구대표팀 20명, 야구대표팀 16명이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

제도가 생긴 것은 1973년이다. 국제무대에서 태극기가 올라가는 장면 자체가 귀하던 시절에 정부는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을 명분으로 예술·체육 특기자에게 병역 혜택을 부여했다. 이후 대상과 기준을 여러 차례 손봤지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메달을 기준으로 삼는 큰 틀은 이어져 왔다.

그사이 한국 스포츠의 위상과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유럽 무대를 누비는 선수가 흔해졌다. 일본은 이번 대회 야구에 사회인 선수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렸고 축구도 21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었다. 프로 선수가 주축인 한국 대표팀이 따낸 금메달에 반세기 전과 같은 '국위선양'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 나오는 이유다.

형평성 논란도 해묵었다. 올림픽 동메달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같은 기준으로 인정하는 것이 맞는지, 종목마다 참가국과 경쟁 수준이 다른데 메달 색깔만으로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 합리적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저출생으로 병역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예외를 인정하려면 분명한 원칙과 사회적 공감대가 뒷받침돼야 한다.

선수들의 땀과 성취를 깎아내리자는 얘기가 아니다. 전성기가 짧은 운동선수에게 군 복무 공백은 선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메달 하나에 병역 혜택을 거는 구조를 손볼 필요가 있다. 특례를 유지한다면 국제대회 성적을 누적해 평가하는 등 기준을 정교하게 다듬고, 병역과 분리된 보상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논란을 제도 개편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1970년대에 만든 '국위선양'의 잣대가 2026년에도 병역특례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부터 다시 따져야 한다. 병역은 모든 청년이 예민하게 지켜보는 공정의 문제다. 시대가 달라졌다면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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