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생산성 벽 여전한데...관세 앞세운 트럼프에 전력 기업들 전전긍긍

  • 트럼프 "1년 반 내 美 공장 지어라"…최대 300% 관세 엄포

  • 전력기기·전선 업체별 현지화 격차…추가 투자 압박 커질 듯

  • 높은 인건비·숙련공 부족에 생산성 우려…기업 투자 난색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사진=효성중공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기업을 향해 1년 반 안에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을 경우 최대 3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만큼 국내 제조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미 자동차와 배터리 등 주요 업종이 대규모 미국 생산시설을 확보한 가운데 전력기기와 전선 등 일부 산업은 업체별 현지화 수준에 차이가 커 추가 투자를 둘러싼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해외 기업들에 "공장을 이곳에 지을 수 있도록 약 1년 반 정도의 시간을 준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50%, 200%, 250%, 3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전력기기 업계에서는 이미 미국 생산거점을 확보한 업체와 국내 생산에 의존하는 업체 간 대응 여건이 엇갈린다. 효성중공업은 2020년부터 현지 생산을 시작해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미국 내 생산능력을 확대 중이다. HD현대일렉트릭 역시 앨라배마주에서 초고압변압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3월 제2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LS일렉트릭도 미국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현지 생산은 배전반과 차단기 등 배전기기가 중심이다. 반면 일진전기는 미국에 판매법인만 두고 초고압변압기 등 주요 제품을 국내 홍성공장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전선업계 역시 미국 현지화 수준에 차이가 있다. LS전선은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 미국 최대 규모 해저케이블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은 2027년 하반기 완공해 2028년 1분기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대한전선은 미국 현지에 판매법인과 지사 등을 운영하며 초고압 전력망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현재 미국 내 케이블 생산공장은 두고 있지 않다. 국내 당진공장 등이 주요 생산기지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미국 현지 생산기지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따른 문제가 생길 것으로는 예측되지 않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전에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등을 공급해 온 주요 기자재 공급사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원전 건설 확대 과정에서 현지 기업과 공급망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수출기업과는 이해관계가 다르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이 현지 생산 확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비용과 생산성 때문이다. 미국은 국내보다 인건비가 높은 데다 제조 현장에서 필요한 숙련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문제로 꼽혀 왔다. 대만 TSMC 역시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건설 인력 부족과 기반시설 제약 등을 주요 난제로 거론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현지 생산시설 증설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인건비와 인력 확보 여건, 생산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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