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권력과 맞닿은 사건, 설명이 필요한 판결

김건희 여사에 대한 1심 선고를 두고 특별검사팀이 “법리적으로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판결의 결론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다시 거세질 조짐이지만, 이 사안을 바라보는 기준은 보다 분명해야 한다. 사법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지만 모든 판결이 사회적 질문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특히 권력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건일수록 법원의 판단은 더 높은 수준의 설명 책임을 동반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비위 사건으로만 보기 어렵다. 대통령 배우자라는 특수한 지위, 국정 전반과 직·간접적으로 얽힌 의혹들,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인 복수의 재판과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공적 성격이 강한 사건이다. 이러한 사안에서 사법부에 요구되는 원칙은 분명하다. 결론에 이르기까지 엄밀한 법리 판단을 적용하고, 그 기준과 논리를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다.

사법부의 권위는 판결문이라는 형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왜 어떤 혐의는 인정되고, 왜 어떤 부분은 인정되지 않았는지, 양형 판단의 기준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명확하고 납득 가능한 설명이 뒤따를 때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 그러나 이번 1심 판결을 둘러싸고 주가 조작 혐의와 관련한 공동정범 불인정의 논리, 일부 혐의 판단의 경계선, 형량 산정의 근거가 충분히 전달됐는지를 두고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를 곧바로 ‘판결 불복’이나 ‘사법부 흔들기’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사회적 질문은 판결을 부정하자는 요구라기보다, 사법이 어떤 기준과 논리로 판단했는지를 국민 앞에 보다 분명히 밝혀달라는 요청에 가깝다.

항소심은 단순히 형량이나 유·무죄를 다시 따지는 절차에 그쳐서는 안 된다. 1심 판결이 남긴 설명의 공백을 메우고, 법리 판단의 경계를 보다 명확히 제시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 권력과 맞닿은 사건일수록 사법부는 더 엄격한 논리와 투명한 설명으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

사법의 신뢰는 국민을 향한 설명에서 완성된다. 기본과 원칙, 그리고 상식의 기준에서 항소심의 판단이 그 설명 책임에 어떻게 답할지 주목된다.

 
김건희 1심 선고공판
    서울연합뉴스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김건희 1심 선고공판 (서울=연합뉴스)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천281만5천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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