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자행한 난징대학살 88주년이다. 중국은 이날 난징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 행사를 연다.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관은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간) 국가추모일 기념식을 개최한다. 추모식은 기념관뿐 아니라 난징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집단 매장지에서도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홍콩에서도 난징대학살 희생자 약 30만명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린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참석해 헌화할 계획이다.
중국 외교부는 추모일을 하루 앞두고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다. 궈차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난징대학살은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저지른 부인할 수 없는 끔찍한 범죄”라며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궈 대변인은 “일본 군국주의자들이 ‘생존 위협’을 구실로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벌인 침략 전쟁과 수많은 반인도적 범죄는 인류 문명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우익 세력의 퇴행적 움직임을 오랫동안 묵인해 왔다”며 군국주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일본의 역대 총리와 고위 정치인들이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왔고, 일부 정치인들이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담은 무라야마 담화를 공개적으로 부정해 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난징대학살의 역사적 진실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며 “이 비극은 일본 군국주의의 비인간성과 야만성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전 세계인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937년 일본군이 당시 중국의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뒤 6주간 30만 명이 넘는 민간인과 비무장 군인을 학살했다”고 전했다.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관에 따르면 올해 초 이후 생존자 8명이 추가로 사망해 현재 등록된 생존자는 24명으로 줄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부의 샹하오위 연구원은 “항일전쟁 80주년을 맞은 올해 일본 군국주의 부활의 위험성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 정치권 내 우익 세력의 영향력 확대, 역사 수정주의 확산, 공격적인 군사력 증강과 지역 안보 개입 시도 등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역사 기억을 강조하는 문화 콘텐츠도 공개하고 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12일 중국 본토 전역에서는 대만 주민의 일본 식민 통치 저항을 그린 2부작 역사 서사극 ‘시디크 발레’ 1부가 공개됐으며, 2부는 13일 방영된다.
한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생체 실험을 다룬 새로운 증언 영상도 공개됐다. 신화통신은 하얼빈 일본군 731부대 범죄 증거 전시관이 11일 731부대 전 대원의 증언 영상(38분 분량)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은 1997년 일본 학자 니시사토 후유코가 촬영한 것으로, 2019년 하얼빈에 조성된 731부대 전시관에 기증됐다. 영상 속에서 전 대원 니시지마 츠루오는 일본군이 항공기를 이용해 세균성 물질을 살포하는 실험과 동상 실험 등을 조직적으로 진행했다고 증언했다.
신화통신은 731부대가 최소 3000명을 인체 실험 대상으로 삼았으며, 생물학 무기로 인해 30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고 전했다. 전시관 측은 이번 영상이 가해자의 시각에서 범죄를 재구성한 구술 기록으로, 일본군의 생물학전 범죄가 체계적이고 비인도적이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루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이 끝난 지 80년이 지났지만 일본의 반인도적 범죄는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정의도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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