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최대 실적'에도 충당금 쌓는 금융지주...왜?

  • 4대 지주, 대손충당금 적립액 전년比 14.2%↑

  • 3분기 순이익 6.2조…방카 등 수수료에 선방

  • 'LTV 담합' 과징금·부동산 규제에 험난한 4분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주요 금융지주가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비용으로 처리하는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리고 있다. 계열사의 부동산 사업과 가계대출 축소가 리스크로 남아있어 충당금을 훗날 이익 여유분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로부터 이자장사 지적을 거두기 위해 일부 이익을 충당금으로 설정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의 3분기까지 대손충당급 적립액은 5조66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했다. 

최근 지방 경기침체가 커지면서 캐피탈사 등 계열사의 부동산 펀드(PEF) 부실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또 정부의 이자장사 지적에 무턱대로 이익을 늘릴 수 없는 만큼 일부 수익을 충당금으로 잡아놓은 결과로도 풀이된다. 향후 이익이 줄거나 리스크 요인이 사라지면 충당금은 손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앞으로의 경영환경 때문이다. 4분기부터는 대출자산 증가에 힘입은 실적 확대가 어렵다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10월 한달만 해도 주담대 증가 폭은 9월과 비교하면 40% 이상 줄었다. 연말을 맞아서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맞춰야 해 대출 한도를 줄여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은 소규모 다세대 주택, 연립 주택에 대한 집단대출 기준을 기존 지점 승인에서 본사 승인으로 기준치를 높이며 대출 제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기업대출로 수익을 남기기도 녹록지 않다. 은행간 경쟁 탓에 마진을 남기기 어려운 데다 경기침체로 기업 연체율이 늘어나고 있어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경영 환경을 우려해 일회성 대손충당금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우선 3분기에는 각종 수수료 이익 등으로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순이익이 올 3분기 6조166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18조71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8.7% 증가했고 이 역시 최대 실적이다. 5대 금융의 이자이익은 38조699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097억원(1.90%) 늘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은행들이 금리 인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것이 순이자마진(NIM) 하락 방어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지주의 평균 NIM은 1.84%로 지난해 3분기보다 0.1%포인트(p) 늘었다. NH금융만 NIM이 유일하게 0.24%p 감소했다. 

비이자이익도 13조8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금리인하기 시니어 고객을 중심으로 방카슈랑스 판매에 집중한 결과 4대 금융지주의 관련 수수료는 65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다. 증권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같은 기간 증권업수입수수료는 15% 증가한 1조84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부터는 수익 창출구가 좁아지는 와중에 생산적 금융을 위한 각종 투자계획도 추진해야 해 금융권은 한동안 대손충당금을 계속 쌓아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경쟁 때문에 마진을 크게 못붙이는 데다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연체율이 높아 무작정 늘리기엔 쉽지 않다"며 "리스크에 대비한 일회성 비용을 쌓아가면서 방카슈랑스, 지수연동예금(ELD), 자산관리, 외국환 등을 늘려나가며 수익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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