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더 DNA 찾아라] LS '사촌 경영' 2세대 막바지… 3세 승계·지배구조 안정화 연착륙 하나

  • 초대 '태·평·두' 형제 장남들, 2대 '사촌 경영'으로 안착… 2030년 3세대엔 균열 조짐

  • 위기 때마다 가족회의 통해 '집단행동'

지난해 구자은 LS그룹 회장맨앞줄이 그룹 내 신사업 아이디어 분야 멘토로 참여해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주LS
지난해 구자은 LS그룹 회장(맨 앞줄)이 기업 내 신사업 아이디어 분야 멘토로 참여해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주)LS]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취임 4년 차를 맞으며 3세 경영승계와 지배구조 강화 등 리더십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사촌 경영 체제 속에 장남 승계 원칙을 지키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낮은 지분율로 인한 외부 경영권 위협에 대비한 지배구조 보완이 중대 과제로 꼽힌다.
 
LS그룹 경영 체제는 독특하다. 통상 오너의 직계 자녀들을 중심으로 수직 승계를 추구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LS그룹은 집안 내에서 장자 순환 경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구인회 LG그룹 창업 회장 동생들인 구태회(셋째), 구평회(넷째), 구두회(다섯째) 씨는 함께 2003년 LS그룹을 설립하면서 순환 경영을 약속했다. 이에 LS그룹 초대 회장은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MnM(옛 LS니꼬동제련) 회장이 맡았고, 이어 2대 회장에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이 역임했다. 현 3대 회장은 구두회 인베니(옛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LS 회장이 재임 중이다. 2세대 마지막인 구자은 회장 임기는 2030년 종료될 예정이다.
 
반면 오너 3세대로 이어지는 승계 밑그림은 불확실한 상태다. 각 가문의 장남 승계 원칙이 세대를 거치며 흐릿해진다는 평가다. 우선 구태회 LS그룹 명예회장 계열에선 그의 장손이자 초대회장의 외아들인 구본웅씨가 있으나 LS와 무관한 벤처회사를 미국에서 창업했고, LS 지분도 전부 처분한 상태다. 범위를 넓혀 구태회씨의 다른 손주들을 보면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부회장)와 구본규 LS전선 사장이 거론된다. 다만 이들 모두 장자 승계 원칙에 맞지 않고, 지분율도 각각 1%대 초반으로 낮아 지배권 확보에 험로가 기다리고 있다.

구평회 E1 명예회장 계열인 장남 구동휘 E1 대표도 3세대 장남 후계자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액화석유가스(LPG) 사업을 줄곧 맡아왔단 점에서 경영 능력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두회 LS그룹 명예회장 계열에선 구자은 현 회장이 슬하에 두 딸만 두고 있어 장자가 없다.

낮은 지분율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LS 오너가(家)와 특수관계인 등 우호 지분을 합쳐도 약 32.1%에 불과한 지배구조는 외부 공격에 취약하다. 올해 들어 경쟁사인 호반그룹이 우호 관계인 하림그룹과 손잡고 (주)LS 지분을 총 5%대 매입하며 경영권 흔들기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2세대 경영진 전원이 나서 추가 지분을 매입하면서 방어했지만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잘게 쪼개져 보유 중인 지분구조도 개선이 필요하다. 구자은 회장이 3.63%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그 외 구씨 일가 34명이 각 1%대 지분을 갖고 있다. 경영상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LS그룹이 '가족회의'를 통해 집단 행동에 나서는 이유다.
 
LS그룹 안팎에서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지배구조 강화로 외풍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세 승계가 본격화할수록 1세대 오너 시절보다 집안이 갈라지고 이견이 많아져 결속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한진 사례처럼 차기 회장을 두고 오너 3세 간 경쟁이 과열로 번지면 집안 와해 등 그룹 분위기가 지금과는 사뭇 달라질 것"이라면서 "아버지 세대가 아직 건재한 만큼 리더십을 모아 경영권 안정에 힘써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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