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로부터 2억 5000만 달러(약 3458억원)의 보조금을 지원 받기로 했다. 이번 보조금은 지난해 말 미 행정부가 삼성전자에 지급하기로 한 보조금과는 별개로 주정부 차원의 지원책이다.
17일(현지시간)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등과 회동 직후 성명을 통해 "삼성에 '텍사스반도체혁신기금(TSIF)'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깜짝' 보조금 지급 배경에 대해 애벗 주지사는 "삼성은 텍사스주에 약 400억 달러(약 55조 3160억원) 이상을 투자함으로써 수천 개의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 등 텍사스를 반도체 도시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조금 규모는 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 팹에 47억 3000만 달러(약 6조 5400억원) 이상의 자본 투자액을 기준 삼았다. 텍사스주에 따르면 △일자리 창출 효과 △프로젝트 규모 △지역 경제 파급 효과 등 삼성전자의 텍사스 투자에 대한 정성적, 정량적 부분들이 고려됐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 완공을 앞둔 테일러 팹을 통해 5G,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 등을 활용한 2나노미터(nm)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대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와 맺은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에 따른 AI6칩 생산도 2026년 말부터 이곳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보조금은 지난해 12월 미 상무부가 칩스(CHIPS) 법안에 따라 승인한 47억 4500만 달러(약 6조 6000억원)의 보조금과 별개로 지급된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연초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보조금을 놓고 한국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줄곧 압박 기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텍사스 주정부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텍사스 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애벗 주지사는 지난해 7월 한국을 찾으면서 삼성전자의 평택 공장을 직접 방문해 설비 시설을 둘러 본 바 있다. 2021년 테일러 팹 착공 당시에는 '텍사스기업펀드'를 통해서 2700만 달러(약 370억원) 보조금을 제공하기도 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텍사스주의 보조금 지원을 통해 삼성전자의 테일러 팹은 전 세계 고객에게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미국 내 칩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삼성전자와 텍사스주의 협력 관계를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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