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700여개 앱 생태계" 텐센트 AI에이전트 테스트베드 되나

텐센트 디지털에코시스템 서밋(DES) 16일 개최

'AI 핵심동력' AI에이전트 개발플랫폼 발표

게임·소매·금융 등 다양한 시나리오 가능

생태계 성공 기반 국제화에도 '적극'

글로벌 AI에이전트 경쟁 참전한 텐센트

텐센트가 16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2025 텐센트 디지털에코시스템 서밋(DES)'에서 다우슨 퉁 텐센트 수석부사장이 자체 LLM모델 훈위안을 기반으로 개발한 AI 에이전트 개발플랫폼(ADP)를 공식 발표했다. [사진=텐센트 제공]

중국 후난성 창사의 오리목 전문 식품기업 줴웨이식품은 올해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와 함께 고객 구매주문, 매장 관리, 멤버십 관리 등 세 가지 방면에서 AI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했다. 줴웨이가 20년간 축적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데이터를 텐센트의 AI에이전트 개발플랫폼(ADP)에 통합해 만든 것이다. 상권 선택, 제품 추전, 타깃 광고, 고객 서비스 등을 스마트하게 해준 덕분에 줴웨이식품 매출은 이전보다 2~3배, 타깃광고 클릭율은 1.8배, 구매전환율은 2.4배, 거래액은 3.1배 늘었다.
 

"AI에이전트가 핵심 동력" 기업 맞춤형 AI에이전트 발표

텐센트가 자체 개발한 ADP가 실제 기업 현장에 활용돼 얼마나 업무 효율을 높였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15일 오전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열린 ‘텐센트 글로벌 디지털 에코 시스템 서밋(DES)'에서 다우슨 퉁 텐센트 수석부사장은 “AI에이전트는 더 많은 기업에 혁신적인 AI 마케팅 모델을 제시했다”며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앱이 중요한 역할을 했듯, AI 에이전트는 AI 앱 시대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는 AI가 알아서 특정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일종의 'AI 고급비서'다. 생성형 AI챗봇이나 AI 어시스턴트에서 한 단계 나아간 개념으로, 광범위하고 복잡한 업무도 자율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게 특징이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AI 에이전트는 이미 중간 관리자 역할까지 대체하고 있다”며 “2025년은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하는 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기술을 에이전트 서비스로 구현한 가운데 텐센트도 이날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대형언어모델(LLM) 훈위안을 기반으로 한 ADP 최신 버전을 전 세계적으로 공개하며 글로벌 AI에이전트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한 셈이다.

퉁 부사장은 “텐센트 ADP의 최대 경쟁력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적응력”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텐센트 ADP를 통해 게임·소매·금융·물류·통신·의료·교육 등 각 업종의 기업들이 자사의 다양한 비즈니스와 제품 수요에 맞는 AI에이전트를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텐센트 ADP를 통해 개발한 AI에이전트는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적용해 정보 생성과 요약, 번역 기능을 제고할 수 있고, 여러 AI 에이전트가 각자 역할을 분담해 복잡한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복잡한 업무나 정보 처리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중국의학과학원 산하 베이징셰허병원, 화싱은행, 이치도요타, 의약품 유통사 다썬린그룹 등이 현재 텐센트 ADP를 통해 개발한 AI에이전트를 비즈니스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텐센트 AI 에이전트 숫자만 수천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가 이제 도구를 넘어 산업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구글·MS 등 글로벌 AI에이전트 경쟁 참전한 텐센트

텐센트는 이미 AI챗봇 ‘위안바오’, 지식기반을 핵심으로 하는 IMA, 텐센트 개발자용 AI에이전트 '코드버디 IDE' 을 비롯해 회의·게임· 문서 등 자체 생태계 내부에서 AI에이전트를 상호접목하며 운영 효율성을 높여왔다.

2년전 텐센트 내부 생태계에 훈위안이 적용된 어플이 고작 50개였는데, 현재 700개 이상으로 늘어났듯, 텐센트는 앞으로 자사 내부 생태계에 AI에이전트를 적극 활용해 생태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텐센트는 내부 생태계에서 AI에이전트 성공 사례를 글로벌화함으로써 국제적 영향력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에릭 리 텐센트 클라우드 AI 글로벌 상업화 총괄은 전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AI에이전트의 국제화를 추진 중”이라며 “현지 최고 파트너를 찾아 현지화 된 인터페이스를 구축하는 등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고, 진출할 계획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텐센트는 향후 AI 에이전트 방면에서 선두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시장 기대감도 크다. ▲전 세계 14억명 인구가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웨이신)이라는 대체불가능한 플랫폼 ▲위챗페이·텐센트미팅 등 중국인의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700여개 앱 제품을 보유한 거대한 위챗 생태계 ▲고성능 LLM AI 모델 훈위안까지 AI에이전트 발전에 필요한 필수 조건을 다 갖췄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텐센트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AI 에이전트 연구를 주도해 온 야오순위 연구원에 거액의 연봉을 약속하고 모셔왔다는 소식도 외신을 통해 전해졌을 정도로 텐센트가 AI 에이전트 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텐센트 AI 모델과 AI에이전트  커지면서 텐센트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 성장세도 가파르다. 퉁 부사장은 특히 “해외 클라우드 사업이 모든 부문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지난 몇 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AI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구글·앤스로픽 등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고도화된 AI 에이전트를 출시하면서 올해부터 AI가 인간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AI에이전트'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전 세계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45%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