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카르키 총리는 첫 국무회의에서 “우리는 Z세대의 사고방식에 따라 일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집단이 요구하는 것은 부패 종식, 좋은 통치와 경제적 평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신과 나는 이를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며 내년 3월 총선 전까지 하루도 더 남지 않고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에 앞서 총리 청사에서 시위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해 1분간 묵념을 올렸다. 네팔 정부에 따르면 시위 사망자는 기존 51명에서 72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는 191명에 달한다. 이 중 경찰관 3명도 포함됐으며, 일부 수감자는 혼란을 틈타 탈옥을 시도하다 군경과 충돌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키 총리는 지난 12일 밤 취임한 뒤 곧바로 카트만두 병원을 찾아 총상을 입은 시위자를 위로하며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날 수도 카트만두와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중단되면서 네팔 당국은 9일부터 이어진 통행금지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교통 운행이 재개되고 상점과 시장이 문을 여는 등 일상 회복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시위 기간 도심 곳곳에 배치됐던 군경 병력도 크게 줄었다.
포우델 대통령은 카르키 총리의 권고에 따라 하원을 해산하고 내년 3월 5일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지난 5일 네팔 정부가 ‘가짜뉴스 차단’을 이유로 유튜브, 페이스북 등 26개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하면서 촉발됐다. 부패 척결과 경제 발전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청년층이 대거 가담하면서 시위는 수도 카트만두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했다.
경찰이 8일부터 최루탄·물대포·고무탄을 동원한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사상자가 급증했고, 시위대는 대통령·총리 관저 방화로 맞대응하며 사태는 한때 극도로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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