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미국 관세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새 미국 관세정책은 우리나라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 0.45%포인트, 0.60%포인트 낮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관세 영향은 △무역(올해 -0.23%포인트·내년 -0.34%포인트) △금융(-0.09%포인트·-0.10%포인트) △불확실성(-0.13%포인트·-0.16%포인트) 측면에서 우리 성장률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은 "(인상 폭이) 중상위 그룹에 속해 결과적으로 관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한·미FTA 적용으로 기존 관세율이 0%였던 데다 철강·자동차 등 품목 관세의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큰 만큼 평균 관세율의 인상 폭도 높은 수준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각 국가의 대(對)미국 수출액 중 수출 품목의 비중을 통해 품목별 미국 관세 노출도를 따져보니 우리나라는 자동차 1위, 철강·알루미늄·구리 5위, 반도체 8위로 파악됐다.

금융 측면에서도 미국 관세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을 키워 미국 통화정책이 더 긴축적으로 운영되면, 국내외 금융 여건 개선이 지연돼 실물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확실성 경로는 기업과 가계가 미국 관세 상황을 지켜보며 경제 의사 결정을 늦추는 데 따른 투자·소비 위축 현상을 말한다.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 시행 이후 최근까지 국내외 영향이 상호관세 유예, 기업의 부담 흡수 등으로 우려보다 작았지만 앞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미국으로 향하던 여타국 수출이 국내로 전환되면 산업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고 미국 현지 생산 확대는 국내 산업의 공동화를 야기해 고용 위축과 인재 유출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통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업, 정부, 가계가 위기 의식을 갖고 경제 구조를 혁신하고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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