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리포트] 테슬라 수주로 삼성 2나노 안정화 기대감, 빅테크 확보 총력전 나서나

  • 테슬라 2나노 채택으로 빅테크 수주 물꼬 터

  • TSMC 폭리에 빅테크 이탈 가능성 커져

  • 퀄컴·엔비디아 등 고객사 확보 기대감

테일러팹 전경 사진삼성전자
테일러팹 전경 [사진=삼성전자]

선단공정 경쟁력 악화로 어려움을 겪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빅테크 일원인 테슬라와 약 165억 달러(22조7648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다. 공장을 세우고 장비 반입이 한창인 미국 테일러팹 2나노 공정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인공지능 추론칩인 'AI6'를 양산하는 게 골자다. 삼성전자로서도 테슬라칩 양산 성과를 토대로 퀄컴, 엔비디아 등 다른 빅테크를 2나노 고객사로 확보하며 10%대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파운드리 사업 수주 공시를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본인 X(트위터) 계정을 통해 "삼성의 텍사스 대형 신공장은 테슬라 차세대 AI6 칩 생산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며 "65억 달러라는 숫자는 최소 금액에 불과하며 실제 생산량은 그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TSMC 선단공정을 놓고 고민하던 빅테크가 삼성전자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분석했다. TSMC가 3~4나노 공정을 사실상 독점하는 상황에서 생산 단가를 지속해서 인상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삼성전자로 이탈하는 빅테크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TSMC 3나노 공정 단가는 기존 7나노 공정 대비 두 배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저도 수요 과다를 이유로 10~30%씩 지속해서 인상하고 있다. 일례로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 원가에서 TSMC에 지급하는 비용은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보다 최대 세 배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파운드리 사업 정상화를 위해 삼성전자에 남은 숙제는 국내 생산라인인 평택캠퍼스 2나노 공정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애플, 엔비디아, 퀄컴, 브로드컴, AMD 등 상위 10대 팹리스가 전체 매출 중 90% 이상을 책임지는 구조다. 삼성전자가 이들 중 한두 곳만 2나노 공정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해도 점유율 10%대를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수주가 가장 유력한 곳은 삼성전자와 모바일 등 분야에서 혈맹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퀄컴이다. 갤럭시S26 시리즈 탑재 등을 조건으로 퀄컴의 차세대 모바일 프로세서(AP)를 양산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엔비디아도 과거 자사 소비자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양산한 경험이 있는 만큼 2나노 공정이 안정되면 다시 삼성전자의 문을 두드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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