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이슈] '자살중계' 소통창 된 SNS...'현대판 베르테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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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기자
입력 2023-06-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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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인, SNS 유서 공개 후 사망 잇따라

  • 숨지는 장면 '실시간 중계' 충격

  • 일반인 및 청소년 모방 사례도

  • 전문가 "다수 피해자 양산 우려, 대책 세워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공개적으로 자살을 암시하거나 중계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이 같은 행동이 자살 고위험군과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나아가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가수 최성봉씨가 신변을 비관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앞선 11일에도 여성 인터넷방송 BJ가 생방송 중 자필유서를 공개한 뒤 결국 사망했다. 두 사람 모두 숨지기 직전 자신의 유튜브에 유서 형태의 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암시 및 공개가 일종의 '경고 신호'이자 '공감 욕구'라고 분석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살 고위험군의 95%는 자신의 상태와 상황을 알리는 정서적인 신호를 보낸다"며 "이런 암시 글을 올리는 것 또한 자살을 막아주길 바라는 일종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픔을 공감받길 바라는 '공감 욕구'에 따른 행동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명재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아픔과 절망감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라며 "또 본인과 남은 가족에 대한 오해를 차단하기 위한 과정일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사진=연합뉴스]

무엇보다 이들 전문가 모두 '공개적인 자살'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 교수는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자살 소식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 고위험군의 실행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 자살 뉴스가 크게 보도되면 상담 과정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특히 "자신의 행동이 익명의 피해자를 다수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런 행태는 일반인과 청소년층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시간 방송을 켜놓은 채 극단적 시도를 한 20대 여성이 시청자 신고로 구조됐으며, 앞서 4월에는 10대 여학생이 서울 강남구의 한 고층 빌딩에서 투신 장면을 중계했다.
 
SNS 등장으로 사회적 파장 더 커져...현대판 '베르테르 증후군' 심화
SNS 등장 이전에도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에 따른 사회적 파장은 적지 않았다. 가수 고(故) 김광석·서지원, 배우 고 최진실 등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연예인이 유명을 달리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은 재발 방지를 위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곤 했다.

하지만 SNS 등장 이후 그 파급력은 이전의 사례와 결이 한층 달라졌다. 가수 겸 배우 고 설리와 구하라가 대표적인 예로, 시민들은 유명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겪는 아픔의 과정을 여과 없이 지켜보고 있다.

SNS가 팬층은 물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자신의 극단적 선택을 예고하는 것도 모자라 심지어 생중계하는 최악의 소통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SNS가 유명인들의 실시간 자살 중계 채널로 악용되는 것을 넘어서 일반인마저 이를 모방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물론 정부도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다. SNS상 공개적인 자살 암시 및 중계가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중계가 이뤄지는 트위터나 유튜브 등의 SNS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보건복지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은 논란이 되는 온라인 플랫폼에 자율규제 강화를 요청했다. 민간에서는 자살을 유발하는 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실시간 필터링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 교수는 "위기를 겪는 유명인의 경우 자살을 암시하며 사람들이 힘든 마음을 알아주길 바랄 것이 아니라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자살이 죗값을 치르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생각되지 않게끔 무조건적인 위로와 지지만을 보내기보다는 도움을 요청할 때 적극적으로 개입해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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