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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스템의 중장기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7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올들어 국내외 통화정책 긴축기조 완화 기대 등으로 주가가 오르고 기업 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최근 가계대출 규모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취약성 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FVI는 48.1로 전분기(46.0) 대비 반등했다. FVI는 2021년 2분기(59.4) 이후 지난해 말까지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와 자산가격 하락 등으로 그간 누증된 금융불균형이 축소되며 6분기 연속 하락 흐름을 보였으나 상승 전환한 것이다. FVI의 장기평균치는 39.4다.
김인구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올해 1분기에는 주식과 채권가격이 반등하면서 금융취약성지수가 상승했다"면서 "4월부터는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돼 금융취약성지수가 반등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종렬 부총재보도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부분은 걱정되나 아직까지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가계부채가 증가하면 취약성이 높아지고 금융불균형이 누증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함께 발표된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5월 기준 17을 기록했다. 지난 2월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위기단계(23.4)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금융불안지수는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불안이 크다는 의미다. 이 지수가 8을 넘으면 '주의 단계', 22를 넘으면 '위기 단계'로 분류된다. 앞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이 지수는 주의 단계를 넘어 위기 단계로 진입한 바 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에도 24.5를 기록하며 위기 단계에 올라서기도 했다.
한편 국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기업부채) 비율은 1분기 말 223.1%로 지난해 4분기 말(223.6%)보다 소폭 하락했다. 다만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하고 있고 기업신용도 회사채 순발행 지속과 은행들의 대출 확대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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