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대사관이 회사 땅 침범...대법 "철거 부적법, 사용료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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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입력 2023-05-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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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외국 외교공관이 남의 소유지를 무단 점유하고 있다면, 소유지의 주인이 외국 정부를 상대로 사용료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코스닥 상장사 A사가 몽골 정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심의 각하 결정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몽골은 서울 용산구 주한몽골대사관 부지를 1998년에 매입해 이용해왔다. A사는 2015년 대사관 옆에 있는 땅을 매입했는데, 소유지의 30㎡가량을 몽골대사관이 공관 건물과 부속 창고 등의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A사는 몽골 정부를 상대로 건물을 철거하고 해당 토지를 돌려달라며 2017년 2월 소송을 냈다. 또 무단 점유의 대가로 임차료에 상당하는 부당 이득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1‧2심 법원은 A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제법 원칙상 외교활동을 비롯한 국가의 주권적 행위는 다른 국가의 재판권으로부터 면제되므로 소송 자체가 적법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다만 2심 법원은 소유권이라도 확인해달라는 A사의 예비적 청구는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건물 철거는 어렵더라도 A사의 청구 중 사용료 지급에 관한 부분은 다퉈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대법원은 우선 “외국이 부동산을 공관 지역으로 점유하는 것은 주권적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철거‧토지인도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부당이득 반환 절차는 외교공관의 직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부당이득 반환을 구하는 판결 절차는 그 자체로 외국의 공관 점유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외교 공관의 직무 수행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부동산은 영토주권의 주체로 외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동산 소재지 국가 법원의 재판권에서 당연히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외국이 공관 지역으로 점유하는 부동산과 관련해 금전 지급 청구에 관해서는 우리나라 법원의 재판권이 인정될 수 있음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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